[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일본 헌법 개정 논의를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단독으로 개헌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서, 자민당 주도의 개헌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는 중의원 당선자의 80% 이상이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정치권 전반에 개헌 우호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선 직후 9일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이상적인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이 헌법"이라며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헌법 개정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헌법 개정에 도전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자민당은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헌법심사회 위원장직도 되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2024년 총선 패배로 소수 여당이 됐을 당시에는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전 대표가 위원장을 맡아 개헌 논의의 주도권이 야당에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헌법심사회 위원장이 야당인 것은 유감"이라며 의석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방위 정책을 담당하는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10일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한 빠르게 국민투표에 부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개헌 추진 의지를 거들었다.
개헌 절차는 각 당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중·참의원 헌법심사회에서 심의한 뒤, 양원에서 전체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발의된다. 이후 60~180일 이내에 실시되는 국민투표에서 유효투표 과반이 찬성하면 헌법이 개정된다.
현재 중의원에서는 자민당이 단독으로 발의 요건을 충족했지만, 참의원은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만으로는 3분의 2에 못 미친다. 그러나 국민민주당·참정당·일본보수당 등 개헌에 우호적인 세력을 더하면 무소속 의원의 협조 여부에 따라 가결선에 근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과 의원 인식도 개헌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교도통신이 중의원 당선자 465명 가운데 설문에 응한 403명을 분석한 결과, 헌법 9조에 자위대 존재를 명기하는 개정에 '찬성' 또는 '어느 쪽이든 찬성'이라고 답한 비율은 81.1%에 달했다. 반대는 9.4%에 그쳤다.
긴급사태에 대비한 조항을 신설하는 개헌에는 83.4%가 찬성했으며, 스파이 방지법 제정 찬성도 84.1%로 높았다.

다만 개헌을 둘러싼 쟁점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자민당은 과거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 조항, 지방자치 강화, 교육 충실 등 4대 항목을 제시했지만, 우선순위를 둘러싼 내부 조율은 아직 진행형이다.
정권 내부에서는 실제 발의 시점이 2028년 참의원 선거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야권은 '다카이치 1강 체제'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중도개혁연합 공동대표는 "여당이 지나치게 큰 덩어리가 됐다"며 견제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가 헌법 9조 2항 삭제와 집단적 자위권 전면 허용 등 자민당보다 한층 강경한 개헌안을 주장하고 있어 논의의 방향성을 둘러싼 긴장도 커지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이후 정체돼 있던 개헌 논의가 다시 동력을 얻을지, 아니면 정치적 갈등 속에 속도 조절에 들어갈지는 향후 국회 논의와 여론의 향배에 달렸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