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카타르 미군기지 최우선 보복 타격" 경고에 예방적 조치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타격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가운데 미 국방부가 중동 내 핵심 군사 거점인 카타르 알우데이드(al-Udeid) 공군기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단계적으로 철수시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나와, 실제 대(對)이란 공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키우고 있다.
◆ '6월 공습' 데자뷔… 예방적 병력 분산
14일(현지시간) 위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부터 알우데이드 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 인력과 일부 군사 자산을 인근 지역 및 다른 거점으로 재배치하는 방어적 이동에 착수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기습 폭격하기 직전, 이란의 보복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전력을 기지 밖으로 분산 배치했던 전례와 궤를 같이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카타르 정부도 성명을 통해 "현 지역 정세의 긴장 고조에 대응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라며 알우데이드 기지 내 미군 전력의 일부 조정을 확인하고, 자국민과 거주 외국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이동이 이란의 예상 보복 타격으로부터 병력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적 성격임을 강조했다.
◆ 이란 "알우데이드가 1순위 타격 목표" 경고
이란은 미국이 공습을 감행할 경우, 미군 기지를 유치한 주변국들까지 보복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공언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카타르 측에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를 최우선 타격 목표로 삼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우데이드는 미 중부사령부가 폭격기·전투기·드론을 운용하는 중동 최대 규모의 미 공군 거점으로, 약 1만 명의 미군이 주둔 중인 전략 기지다. 작년 6월 공습 당시에도 이란은 해당 기지를 겨냥해 1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당시 미군 패트리엇 방공망이 대부분을 요격해 대규모 인명 피해는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 트럼프 "도움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정권의 강경한 시위 진압을 대이란 군사 개입 가능성을 정당화하는 핵심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해자들의 이름을 기억하라.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도움이 가고 있다(HELP IS ON ITS WAY)"는 경고성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발신했다.
정보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존 클리프 CIA 국장은 최근 백악관 회의에서 시위대에 대한 공개 교수형 영상 등 이란 정권의 잔혹한 탄압 실태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한 미 행정부 관계자는 WP에 "현재 논의의 초점은 타격 능력 자체가 아니라, 공습 이후 예상되는 이란의 반격을 어떻게 관리하고 무력화할 것이냐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 항모 전력 공백 우려… 트럼프 결정 변수 되나
다만 실제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경우, 미국의 신속 대응 능력에 구조적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최근 중남미 마약조직 소탕 및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에 해군 전력을 집중 투입하면서, 현재 중동 인근 해역에는 미 항공모함이 단 한 척도 전개되어 있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제럴드 포드함조차 카리브해에서 정비·보수 작업을 앞두고 있어 중동으로의 긴급 전개가 쉽지 않은 상황이며, 대릴 코들 해군참모총장은 항모 배치 연장 요구에 대해 "정비 주기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해군 전력 공백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공습 결정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