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건 구상에서 엑손모빌(NYSE: XOM)을 배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던 전용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마도 엑손은 빼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며 "그들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교묘하게 행동하고 있다(playing too cute)"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일 백악관에서 열린 석유업계 경영진 간담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시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베네수엘라를 "투자 불가능한(uninvestable) 국가"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가장 강한 유보적 입장을 보인 인물로 전해졌다.
엑손모빌은 과거 베네수엘라 정부에 자산을 두 차례 압류당한 경험이 있다. 회사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인 2000년대 중반, 잔여 자산이 국유화되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우즈 CEO는 이런 전력을 거론하며 "현재 베네수엘라의 법적·상업적 구조 아래에서는 투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공식 요청과 충분한 안전 보장이 있다면 현지에 팀을 파견할 준비는 돼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반면 셰브론(CVX)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셰브론은 마두로 정권 하에서도 서방 석유 메이저 가운데 유일하게 베네수엘라에 운영을 지속한 기업이다. 마크 넬슨 셰브론 부회장은 백악관 회의에서 현재 하루 약 24만 배럴 수준인 생산량을 향후 18~24개월 내 약 50%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체포된 직후 발표한 '미국 주도의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건 구상'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약 1,000억 달러의 투자와 최소 10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부패와 치안 불안, 제도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대규모 장기 투자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기업들에 어떤 안전장치나 보장을 제시했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안전할 것이라는 보장,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이라며 "그럴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구체적인 제도적·법적 장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엑손 측은 대통령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둘러싼 주도권 장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석유업계 내부의 이해관계와 과거 경험이 얽히며 재건 구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