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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2지구 공공택지 2차 공청회 무산…주민 반발에 사업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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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2지구 일부 주민들 '전략영향환경평가 2차 공청회' 저지
"우면동성당·송동·식유촌 보존하고 그 외 지역만 개발해달라"
국토부, 지정 철회 사유 안돼…종교시설 철거 문제에 단호 대처 의사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의 서울 서초구 서리풀2지구 공공택지 개발 방침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리풀2지구 내 우면동 성당 신자들과 송동·식유촌 마을 주민들은 정부가 이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일방적인 강제 수용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주민은 이미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회와 1차 공청회 연기·저지 등 세 차례에 걸쳐 관련 절차를 중단시키거나 지연시킨 바 있다. 공공택지 지정에 따른 강제 수용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개발이 아닌 '보존'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리풀2지구 주민들은 국토교통부에 공공택지 지정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며 "보상이 아닌 보존을 원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다만 국토부는 현재까지 서리풀2지구 공공택지 지정 철회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주민 간 대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리풀2지구 내 우면동 성당 신자들과 송동·식유촌 주민들은 최근 공공택지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서초종합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략환경영향평가 2차 공청회를 저지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사진 가운데)이 서초 서리풀 공공택지 후보지를 찾아 빠른 지구 지정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국토부]

우면동 성당 신도와 주민 150여 명은 지난 12일 오후 2시 개회 예정인 공청회장을 찾았으며 2시 15분쯤 공청회는 결국 무산됐다. 이와 함께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 12지구(서초구) 11개 성당 사제단은 성당과 마을 존치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으며 부실하게 진행된 전략영향환경평가의 문제를 지적하는 공개 질의서를 LH에 전달했다.

호소문에서 주민과 신도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살던 집에서 일방적으로 내쫓길 수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보상이 아니라 보존"을 간절히 원한다고 강조했다.

서초구 우면산 남쪽에 위치한 서리풀2지구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정부 당시 공공택지로 지정됐다. 당시 정부는 서리풀 1지구와 2지구에 대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와 함께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한 바 있다. 국토부는 이후 민간 소유의 땅과 건축물을 수용한 뒤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201만9074㎡(61만평) 넓이 1지구엔 1만8000가구 그리고 19만3259㎡(5.8만평) 넓이 2지구에는 2000가구가 각각 지어질 예정이다. 

특히 서리풀지구는 서울시도 개발에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리풀 지구에 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미리내집)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오 시장은 "서리풀 지구는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선호도가 높고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라며 "전체 2만 가구 중 55%인 1만1000가구를 미리내집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리풀지구 일대는 오랜 기간 그린벨트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돼 왔던 지역이다.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곳이 돌연 공공임대주택 중심의 택지지구로 전환될 위기에 놓이면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전체 서리풀지구 면적의 10%에도 미치지 않는 서리풀2지구에서 반발이 더욱 거센 모습이다. 서리풀2지구에는 천주교 우면동 성당과 취락지구인 송동마을, 식유촌이 위치해 있어 주거·종교 공동체의 존치 문제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서리풀2지구 주민들은 공공택지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지난해 후보지 지정 직후 서초구 11개 성당 신자와 지역 주민 9519명이 강제 수용에 반대하는 서명과 함께 청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열린 전략환경영향평가 설명회와 1차 공청회 역시 실력 행사로 저지하는 등 반대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은 공공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면동 성당과 700년 넘게 이어진 마을이 존치된 상태에서 개발이 추진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송동·식유촌 취락지구는 서리풀 1·2지구 전체 면적의 1.88%에 불과하며 서리풀 2지구 면적의 11.7%에 머물고 있어 강제 수용 대상인 성당과 마을은 사업 대상 전체 면적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50년 동안 그린벨트,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고통을 받았는데 또 주민들의 의사에 전혀 상관없는 정부 개발계획으로 고통을 받을 순 없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기존 주택과 성당은 보존하되 그 외 지역을 개발하는 방식의 인근 우면동 성촌·향촌마을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서리풀2지구 가장자리에 있는 마을과 성당을 철거하지 않고 지구 안쪽에 주거단지를 지으면 된다는 것이다. 

반면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공공택지 후보지에서 제척될 만큼의 명확한 사유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특별한 사유 없이 "우리 거주지만 제외해 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유사한 민원이 전국 곳곳에서 잇따를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종교시설 철거 문제가 쟁점이 된 사례들이 전례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북구 장위뉴타운 10구역의 사랑제일교회 사례처럼 종교시설 이전·철거 문제가 핵심 갈등으로 부상했던 경우가 있었던 만큼, 정부가 선례를 남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장위10구역은 민간 재개발 사업인 반면, 서리풀2지구는 공공이 주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안의 성격은 다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직접 접한 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공택지 지정 철회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최근 서리풀2지구 조성사업과 관련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발주하며 후속 절차에 착수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이후 보다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단계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도시개발사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현행법상 공청회가 무산되더라도 지구지정에는 영향이 없다. 국토부는 당초 내년 3월로 예정됐던 지구지정 일정을 1월로 앞당겨 주택공급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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