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금융시장 요동, 비트코인 5% 급락
BOJ 총재 발언 방아쇠, 12월 인상 시사
"간밤 역캐리 반응 위험자산 시장에 압박"
작년에도 '격렬한 되감기', "연준보다 BOJ"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12월 정책금리 인상 시사 발언'을 둘러싸고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발 쇼크 염려가 다시 부상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간밤 미국 주식시장에서 S&P500은 한때 1% 가까이 밀렸고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은 5% 넘게 급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09%로 한 달 만에 최대 일간 상승폭(8bp)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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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아쇠는 우에다 총재의 발언이다. 1일 앞서 우에다 총재는 "[12월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인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관련 발언이 나오고 일본 국채 2년물 금리는 1%를 돌파해 2008년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올라섰고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2% 급락했다. 시간이 지나 달러/엔 환율은 간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중 155엔대(엔화 0.8% 강세)를 밑돌았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나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엔화 차입 비용이 불어나고 엔화마저 강세로 돌아서면 갚아야할 원금 부담도 커져 청산 유인이 높아진다. 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격렬하게 전개되면 금융시장 전반에 큰 폭의 추가적인 시세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스톤엑스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일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저렴한 엔화 자금을 활용해온 투자자들의 포지션에 제동이 걸렸다"며 간밤 금융시장 반응은 일종의 '역캐리 반응'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관련 영향이 [간밤] 위험자산 전반으로 파급되면서 일본의 저금리에 기대어 레버리지 베팅을 해온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으로 투기적 영역이 압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파급력은 작년 8월에도 목도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일본 금리 상승에다가 엔화 급등까지 겹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 구조가 무너졌고 마진콜 압력에 몰린 레버리지 포지션이 대거 청산됐다.
당시 미국 주가지수는 단숨에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작년 7월 말 BOJ가 정책금리를 '깜짝' 인상한 뒤 8월 초순 미국 주가지수 나스닥100은 고점(7월) 대비 10% 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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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당시 달러/엔 환율, 비트코인, 나스닥100 시세 추이 [자료=코이핀] |
암호화폐는 그 때에도 엔캐리 자금 역류의 최대 피해자로 지목됐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8월 초순 5만달러가 붕괴됐다. 사흘 전까지만해도 사상 최고가 부근에 있었다가 일주일 만에 30%가량 폭락했다.
악순환의 핵심 축이었던 달러/엔 환율은 BOJ의 금리 인상 전 153엔대에서 거래됐다가 8월 초순 일주일 만에 144엔대 초반으로 6%가량 밀렸(엔화 강세)다. 그 뒤 엔화는 같은 해 9월 140엔선까지 하락했다.
앞서 월가의 전략가들은 BOJ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에 대해 잇달아 경고를 낸 바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경로가 아니라 BOJ 행보라면서 말이다.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 가능성이 금융시장 불안정의 또다른 뇌관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