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프랑스가 핵무기 보유량을 늘리고, 다른 유럽 동맹국들에게 핵 무장 전투기 임시 배치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핵무기를 보유한 유일한 나라이다. 유럽 전체로도 핵무기를 갖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와 영국, 단 두 나라에 불과하다.
AP 통신은 "프랑스가 핵무기를 증강하는 것은 적어도 1992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중서부 브르타뉴 지방에 있는 일롱그섬 해군기지에서 연설을 통해 "자유로워지려면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며 그같이 말했다.
일롱그섬 해군기지는 프랑스의 핵미사일 탑재 전략잠수함이 있는 곳이다. 프랑스의 해상 기반 핵억지력의 핵심 거점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무기고에 있는 핵탄두 수를 늘리기로 결정했다"며 "나의 책임은 우리의 억지력이 현재와 미래에도 확실한 파괴력을 유지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이 무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면 아무리 강력한 국가라도 그 공격을 막을 수 없을 것이며, 아무리 광대한 국가라도 그 피해에서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가 현재 몇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몇 개를 더 늘릴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러시아가 5459개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이 5177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중국이 600개, 프랑스가 290개, 영국이 225개로 뒤를 잇고 있다. 인도는 180개, 파키스탄은 170개, 이스라엘은 90개, 북한은 50개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핵 자산의 해외 배치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은 '선제적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동맹국에 우리 전략 공군의 일부를 일시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핵무기 사용에 대한 의사결정은 다른 어떤 나라와도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국과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스웨덴, 덴마크와 '억지력 협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한 파트너 국가들이 프랑스의 억지력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동맹국의 비핵 전력이 프랑스의 핵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했다.
독일과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일제히 이 같은 전략 발전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과의 공동 성명에서 "양국이 올해부터 억지력 통합을 심화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독일의 재래식 전력이 프랑스의 핵 훈련에 참여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적들이 감히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친구들과 함께 무장할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은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핵 억지력에 대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집단 방위 및 핵 억지력 역량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같은 핵 전략 추진에 대해 "최근 미국의 국방 전략 변화는 미국의 우선순위 재조정을 보여주는 것이며 유럽이 자신의 안보에 대한 책임을 더욱 직접적으로 져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인들이 우리의 운명을 더욱 확고하게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