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미 재무 "아르헨 정부와 변동성 예방 위해 협력"
트럼프와 정치 성향 비슷한 아르헨 밀레이 정부 지원 사격
아르헨 주식시장 강세, 페소화도 절상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경제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20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 측이 요구한 3500억 달러 투자를 위해 한국 정부가 요청한 통화스와프는 거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 색깔이 비슷한 하비에르 밀레이 정권에는 먼저 통화스와프를 제안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아르헨티나 정부와 과도한 변동성을 예방하기 위해 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한 것처럼 우리는 아르헨티나와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필요한 것을 하기 위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의 루이스 카푸토 경제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서 "아르헨티나인들이여,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며 "함께 우리나라를 다시 위대하기 만들자"고 썼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인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를 인용한 것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밀레이 대통령을 만나 "우리는 그를 도울 것"이라며 "그가 계속해서 해온 자기 일을 할 수 있다면 이것은 뭔가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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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만났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9.25 mj72284@newspim.com |
이 같은 미국 정부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요구한 3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한 것을 거절한 것과 대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통화스와프 없이 3500억 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하면 한국이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밀레이 정부는 이달 초 유권자가 많은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 야당인 자유 전진단이 좌파 정당 연합 푸에르사 파트리아에게 예상보다 더 큰 차이로 패배하자 내달 총선에서 밀레이 정권이 충분한 의석을 갖지 못할 위기에 처해있다. 밀레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최근 40%로 하락했다.
자유시장에 기반한 밀레이 대통령의 긴축 정책은 아르헨티나의 실업률은 대폭 낮췄지만, 최근 실업률이 오르면서 유권자들의 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금 삭감과 전기료 상승 역시 민심을 냉각시켰다.
아르헨티나는 오랫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1950년대 이후 23차례나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무려 23차례나 구제금융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200억 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정치권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상당한 비상 기금을 외국 정부의 통화 가치를 띄우고 그것의 금융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의 지원 소식에 아르헨티나 자산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아르헨티나의 주가지수인 메르발지수는 장중 3%대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는 미 달러화 대비 2.41% 강해져 1달러당 1334.52페소에 거래됐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