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30년물 풋옵션 수요, 콜옵션 초과
하락 베팅의 압도는 30년물이 유일해
트럼프의 쿡 연준 이사 해임 발표 배경
트럼프 연준 장악 시 인플레 악화 염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초장기물 국채에 대한 약세 베팅이 옵션시장에서 급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화하는 연준 장악 시도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긴 결과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옵션시장에서 30년물 국채선물 가격 하락에서 이익을 보는 풋옵션 수요(계약 건수)가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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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선물의 옵션 스큐 / 주황색: 10년물 국채 선물의 1개월 25델타, 파란색: 2년물 국채 선물, 보라색: 5년물, 붉은색: 30년물 국채 선물 / 트럼프 대통령의 쿡 연준 이사 해임 발표 뒤 30년물 국채 선물의 풋옵션 선호도가 급증 [자료=블룸버그통신] |
이에 따라 풋옵선의 쏠림 정도를 보여주는 관련 스큐지표가 약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선물의 모든 만기에서 풋옵션이 콜옵션을 압도하는 만기는 30년물이 유일하다.
옵션시장의 30년물 약세 베팅 급증의 계기는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한 일방적인 해임 통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의 과거 주택담보대출 신청 시 제기된 부정의혹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그의 '연준 장악 시도' 일환이라는 해석이 많다.
☞트럼프의 연준 압박 '긁어 부스럼'...장기금리 더 꿈틀댈 위험
투자자들의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훼손이 가져올 중장기 부작용에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장악해 자신이 원하는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를 관철할 경우 미국 경제가 필요 이상으로 자극돼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의 여러 만기 중에서도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30년물 국채에 대한 회피 심리가 부상 중이다.
최근 몇 달 동안 국채시장에서는 '단기물은 매수, 장기물은 매도'해 장단기 금리 격차 확대(커브 스티프너)에 베팅하는 전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단기물 가격은 정책금리 인하에 따라 상승하고 장기물은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압력에 따라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에 기반해서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연설'을 통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정책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노무라시큐리티스의 조너선 콘 미국 금리 데스크 전략 책임자는 "커브스티프너 전략이 계속 많은 지지를 받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연준의 신뢰성까지 의심받게 되면 장기채에 직격탄이 된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