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의는 가까워졌지만 쟁점은 남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최대 50년간의 안보 보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논의 중인 평화안은 15년간의 안보 보장을 전제로 하고 있어, 보장 기간을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과 관련해 "러시아와의 직접 회담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지도자들이 먼저 평화 협정의 틀에 합의한 이후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유럽 정상들과 만나 평화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안보 보장·영토 문제 남았다… 미·우크라 회담 '마지막 쟁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논의 중인 20개항 평화안은 향후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억제하기 위해 15년간의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보다 더 긴 기간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어떤 평화 협정이든 우크라이나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합의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60일간의 휴전 기간 중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강화한 점을 언급하며 "러시아는 당장 휴전을 원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논의는 잘 진행됐다"면서도 "여전히 한두 가지 매우 까다로운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합의에 매우 근접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해결 쟁점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영토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일부 영토는 이미 점령됐고, 일부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추가로 점령될 가능성도 있다"며 "지금 합의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양도할 것을 요구해 왔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안보 보장에는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상당 부분 점령하고 있으나 완전히 장악하지는 못한 돈바스 지역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평화 협정이 원칙적으로 합의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회담에 나설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두 정상은 그동안 직접 회담을 강하게 거부해 왔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회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이번 회담 이후 러시아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이 다시 전화 통화를 하기로 합의한 만큼, 이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