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이끈 3년 랠리… 올해는 '확산과 분화'
연말 성적표는 '양호'… 2026년 관건은 연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주가 지수 선물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하락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2년 연속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지만, 연말을 앞둔 차익 실현과 정책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미 동부시간 오전 7시 15분 (한국시간 오후 9시 15분) 기준 S&P500 E-미니 선물은 전장보다 13.00포인트(0.19%) 밀린 6931.25에 거래됐으며, 나스닥100 선물은 65.25포인트(0.25%) 하락한 2만5610.00을 기록했다. 다우 선물은 4만8583.00으로 67.00포인트(0.14%) 하락하고 있다.
S&P500 지수는 올해 17% 상승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연간 상승을 기록할 전망이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AI 열기에 힘입어 연초 대비 21% 올랐다. 다우지수도 13% 상승했지만, 30개 구성 종목 가운데 기술주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 산타 랠리 구간 진입했지만… "최근 조정은 경고 신호"
시장의 시선은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에 나타나는 이른바 '산타클로스 랠리'에 쏠려 있다. 이 구간은 계절적으로 주가 상승 확률이 높은 시기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이어진 약세 흐름은 다소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연말 차익 실현이 내년 변동성 확대의 전조일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CNBC가 집계한 전략가 설문에 따르면, 다수는 S&P500 지수가 2026년에도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기업 실적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따라잡기 전까지는 상당 기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윌밍턴 트러스트의 메건 슈 투자전략 책임자는 "내년에는 변동성이 지금보다 커질 것으로 본다"며 "강세장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건강한 조정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경기 침체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 AI가 이끈 3년 랠리… 올해는 '확산과 분화'
AI는 지난 3년간 미국 증시를 움직인 핵심 동력이었다. 챗GPT 등장 이후 기술 혁명 기대가 확산되며 S&P500은 2023년 24%, 2024년 23%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랠리가 일부 대형 기술주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서도 성과는 엇갈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GOOGL)은 연초 대비 65% 이상 급등하며 대형 기술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반면 아마존(AMZN)은 약 6% 상승에 그쳤다.
대형 기술주 외 자산군도 강세를 보였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 가격이 올해 66% 이상 올랐고, 은은 165% 넘게 급등했다.
◆ 연말 성적표는 '양호'… 2026년 관건은 연준
12월 들어서도 미국 증시는 월간 기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우지수와 S&P500은 각각 8개월 연속 월간 상승이 유력하며, 나스닥도 9개월 중 8번째 상승 달을 앞두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가 13.7%, S&P500이 17.3%, 나스닥 종합지수가 21.3% 상승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은 12.1% 올랐다. 반면 WTI 원유는 19% 넘게 하락했고,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약 6% 내렸다.
시장에서는 2026년 증시의 방향성을 가를 최대 변수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를 꼽는다. 최근 경제 지표가 완만해지고,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살아나고 있지만, 연준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월가는 AI를 축으로 한 성장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정책과 실적 흐름이 맞물리며 내년 증시가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