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백화점 상위 10개점, 전체 매출 비중 54% 이상
전국 57개 중 39곳 매출 역신장...비중 70% 가까이
매출 상위 5위권 위상은 굳건...신세계 강남점 독보적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 매출이 역성장한 가운데 국내 백화점 점포 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백화점 매출 상위를 기록한 10개 점포의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반면, 역성한 점포 비중도 70% 가까이 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11개 점포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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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외부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
◆올해 상반기 백화점 전체 매출, 작년 수준 유지...70%는 '역성장'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전국 57개 점포의 총매출은 17조6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신장하는 데 그쳤다.
상반기 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 감소, 온라인으로의 소비 쏠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포함된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들었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오프라인 유통 매출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여파로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던 2020년 상반기(-5.6%)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전국에서 역성장한 백화점 수도 전체 57개 중 39개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 가까이 됐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백화점이 전국 14개 점포 중 11개가 성장세가 꺾이며 역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4조6858억원으로 0.4% 감소했다. 이중 더현대 서울이 2021년 출점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현대 서울의 상반기 매출은 58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매출 순위도 기존 9위에서 10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매장 리뉴얼 공사로 인한 영업 면적 축소와 팝업스토어 등으로 모객 효과를 높인 전략을 펼친 영향으로 관측됐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역성장도 뼈아픈 대목이다. 무역센터점은 전년 대비 0.4% 줄어든 620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판교점을 '매출 2조 점포'로 키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점포의 경쟁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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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잠실점 본관.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
반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그나마 선방했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전국 31개 점포에서 총 6조88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6조472억원으로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백화점 3사의 시장 점유율 구도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롯데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39.1%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p)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34.3%로 지난해 상반기 때와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현대백화점은 26.6%로 0.2%p 줄었다.
◆매출 상위 10위 비중 54% 쏠림 현상
백화점 업계가 내수 침체 속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매출 상위 10개 점포의 매출 비중은 54.2%에 달하며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다.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51.0%에서 지난해 53.0%로 상승했는데, 올 상반기 비중이 1.2%p 높아졌다.
점포별로 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상반기 매출 1조6947억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1조5952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신세계 강남점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상반기 매출 흐름을 미뤄볼 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매출 '3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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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빌라스 수원점 외관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
롯데백화점은 '점포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타임빌라스'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봤다. 수원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8% 급증한 2161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내며 전체 점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공간 재구성을 통해 체험형 콘텐츠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집객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신세계 마산점 역시 롯데 마산점 폐점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며 11.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백화점 판교점(10.3%), 롯데백화점 잠실점(7.6%) 등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견조한 실적을 내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처럼 하반기 실적의 관건은 '오프라인 고객 유입'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통 시장의 무게 중심이 이미 온라인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백화점으로 소비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점포별 전략이 성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다. 타임빌라스 수원점처럼 체험형 콘텐츠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한 점포 리뉴얼이 실적 반등의 열쇠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수 위축과 온라인 커머스의 거센 성장세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해법은 결국 '리뉴얼'뿐"이라며 "차별화된 공간 구성과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운 점포 리뉴얼이 실제 집객과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백화점 업계의 리뉴얼 경쟁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