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좀처럼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SK가 전체적인 안정감을 찾으며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현재 리그 17경기에서 5승 4무 8패를 거둬 10위에 자리 잡고 있다. 아직 강등권에 머물고 있다. 올 시즌 초반 작년부터 이어진 부진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K리그1 9~13라운드까지 내리 패해 4연패 수렁에 빠졌다. 계속된 부진에 팬들과 대치하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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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달 31일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제주 SK의 17라운드 경기에서 제주 선수단이 승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05 thswlgh50@newspim.com |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팀 내·외부로 어수선했던 제주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강등권 탈출의 희망이 보인다. 최근 리그 4경기에서 2승 2무로 무패를 달리고 있고, 직전 두 경기는 모두 승리해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중위권과 격차도 좁아졌다. 현재 7위인 FC서울과 승점 3점 차에 불과해 A매치 휴식기 이후 재개되는 K리그1 18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7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제주는 김천 상무와 리그 선두 전북 현대에게 무승부를 거둬 연패를 끊어낸 뒤 16라운드 수원FC전에서 올 시즌 원정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탔다. 이후 17라운드 서울 원정 경기에서 3골이나 퍼붓는 다득점 경기를 만들어 부진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팀 분위기 반전에는 그동안 문제였던 후방 불안 개선이 주요했다. 지난달 중순까지 송주훈이 이끄는 후방은 매 경기 불안한 장면을 연출했다. 4연패에 빠질 당시 4경기에서 10골이나 내주며 경기당 2골 이상의 실점률을 보였다. 골키퍼 김동준마저 치명적인 실책으로 연달아 보였다.
최근 4경기에서 베테랑 김동준, 송주훈 등 후방 자원들이 안정감이 생겼고 제 몫을 했다. 또 다른 수비수 장민규와 서울전에 출전했던 임채민 등도 힘을 보태고 있다. 불안했던 후방이 안정감을 찾으며 최근 리그 4경기에서 0점대 실점률(0.25골)을 기록했다.
K리그1 12개 팀 중에서 최다 실점 3위지만 최근 4경기 실점률만 놓고 보면 리그 1위 전북(0.25골) 다음으로 적다.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제주는 지난 4경기에서 태클 26회, 클리어링 117회, 인터셉트 41회, 차단 73회로 전북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최근 4경기에서 높은 수비 집중력을 보였고 낮은 실점률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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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SK 이창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6.05 thswlgh50@newspim.com |
후방의 안정감으로 팀 전체적인 균형도 잡혔다. 이창민과 이탈로가 중심축으로 있는 중원도 역할 분담이 더 잘 이뤄졌다. 특히 이창민이 그동안 가졌던 수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활동 반경이 후방보다 앞쪽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져 공격을 이끄는 장면이 늘었다.
동시에 남태희에게만 치중되었던 공격 전개도 한층 다양해졌다. 제주가 최근 2연승을 달리는 동안 중원을 구성하던 이창민(1골 1도움), 이탈로(1골), 남태희(2도움)가 모두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는 점이 미드필드의 활기가 돋았다는 걸 증명한다.
공격진에선 외국인 공격수인 유리 조나탄(4골)에게만 몰렸던 득점 경로가 국내 선수들로 분산되면서 김학범 감독의 공격 선택지에 다양함을 더했다. 팀 내 득점 2위였던 신예 김준하(3골)에 직전 서울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 내 득점 1위로 오른 유인수(4골)까지 골 감각을 찾으면서 최전방의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되는 모습이다.
김학범 감독은 17라운드 FC서울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전 경기들에 비해 득점이 쉽게 들어간 것 같다. 득점 이후에 반응이나 이런 건 아쉬웠다"라며 "연승을 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나빠서 패배했다기보다는 이런 부분을 계기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더 적극적으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