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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탁윤의 재계 노트] 7.8조 KDDX사업, 끝나지 않은 재계 7-8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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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고소·고발 취하...KDDX 갈등 불씨 여전
김동관 부회장 vs 정기선 수석부회장 '오너 3세'간 자존심 경쟁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지난 2022년 말 한화그룹 품에 안기기 전까지 산업은행 관리체제하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오랜 조선업 불황에 희망퇴직 등을 통해 수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고, 남아 있는 직원들도 산업은행 눈치밥을 먹으며 버텼다.

'물 위는 현대, 물 아래는 대우'란 말이 있을 정도로 대우조선은 잠수함 및 방산분야에서 강점이 있는데, 산업은행 관리체제하 각종 수주전에서 운신의 폭이 좁았다. 경쟁사들이 공격적 영업에 나설 때 지켜만 볼 수 밖에 없는 일도 많았다. 그러다 방산이 모태인 한화그룹에 편입되며 강점을 살릴 기회를 맞았다.

대우조선은 조선업계에서 늘 HD현대중공업의 아래였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1위 조선사다. 그랬던 대우조선이 한화그룹 품에 안기며 국내 재계순위에서 HD현대중공업을 앞질렀다. 올해 5월 공정위 발표자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공정자산 112조원으로 국내 재계 7위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산총액 84조원으로 8위다.

HD현대중공업은 한때 대우조선을 아예 인수하려 했다. 지난 2019년 HD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2022년 EU 집행위원회가 독점 우려로 기업결합을 불허하며 결국 인수가 무산됐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고소·고발 취하...KDDX 갈등 불씨 여전

HD현대중공업이 25일 한화오션 관계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를 취하하기로 하면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관련 두 회사간 갈등은 일단 화해 국면을 맞았다. 앞서 지난 22일 한화오션이 먼저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군사기밀 유출' 고발을 취소한 것에 따른 것이다.

KDDX 군사기밀 유출 사건은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지난 2012년 10월부터 3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KDDX 개념 설계 자료 등 군사기밀 12건을 불법 취득해 회사 내부망으로 공유한 사건이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정기선 HD현대중공업 수석부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 [사진=각 사]

그러나 두 회사간 KDDX 수주 관련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두 회사 모두 경찰 고소·고발 취하와 KDDX 사업자 선정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조원 규모 호주 군함 입찰에서 두 업체 모두 탈락하며 향후 해외 수주에서 만큼은 정부와 'K방산 원 팀'을 구성해 입찰에 나서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앞으로 해외 입찰에서의 '코리아 원팀' 전략뿐 아니라 KDDX 사업도 두 회사가 나눠 수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발을 취하했다고 해서 HD현대의 법적 리스크가 사라지지 않고, 법적 리스크가 있는 회사가 관례대로 수의계약을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 기본설계를 한 만큼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동관 부회장 vs 정기선 수석부회장 '오너 3세'간 자존심 경쟁

두 그룹이 맞붙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은 6000톤(t)급 미니 이지스함 총 6척을 국산화하는 사업이다. 7조8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사업으로, 두 그룹간 갈등으로 사업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번 KDDX 사업자 선정 갈등의 배경엔 재계 7, 8위 한화그룹과 HD현대중공업 그룹 3세간 자존심 경쟁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우조선을 인수한 한화그룹쪽에서 이번 KDDX 사업을 반드시 수주하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두 그룹간 고소·고발 취하는 김동관(41)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42) HD현대 수석부회장의 사전 교감이 밑바탕이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간 공동 이익 모색과 국익 차원의 대승적 결정이었단 것이다.

두 오너 3세의 아버지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창이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전까지 두 그룹간 직접 경쟁분야는 태양광사업 등을 제외하고 드물었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국 제조업중 조선업과 방산업이 유망업종으로 떠올랐다. 향후 두 그룹간 자존심 경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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