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북한

속보

더보기

한국 말투에 푹 빠진 김정은...공개연설서 '균형발전'‧'위기대응' 표현 쏟아내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수해 인명피해 발뺌하며 "쓰레기 언론"
'인민' 대신 '주민' 표현 사용해 눈길
"청소년 가혹 처벌하면서 왜 쓰나" 불만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 활동이나 발언에서 한국식 어투를 쓰는 경우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소년‧학생 등 젊은 세대들에게는 한국 드라마‧영화에 물든 '남조선 말투'를 엄격히 금지시키고 징역형 등 가혹한 처벌까지 가하면서 정작 자신은 그런 어투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압록강 일대에서 심각한 수해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일 주민 구조에 나섰던 헬기부대를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 일부 매체를 "쓰레기 언론"이라고 비난했다.

우리 내부에서 불리한 언론보도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쓰는 상투적 표현을 군인들 앞에서 썼고, 그 내용은 북한 관영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김정은은 신의주 등에서 수해로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났다는 한국 언론보도에 대해 "인명피해가 단 한건도 나지 않았다"며 '쓰레기 언론' 운운했지만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가 앞서 수해 관련 대책회의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가 났다"고 격노하면서 우리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을 해임하고 "엄격한 처벌"까지 지시한 사실이 북한 매체의 보도로 확인된 것이다.

김정은의 한국 말투나 표현 사용은 8일 의주군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나왔다.

그는 주민들을 한 자리에 모아 연설을 하는 자리에서 '주민'이나 '티비'(티브이·TV) 같은 단어를 썼고, '어르신'이나 '학령 전 어린이' 같은 표현도 입에 올렸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연설에서는 '인민'이란 표현을 썼고, 며칠 전 헬기부대 방문 때도 '인민'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의주군 수해현장에서는 '주민'이라 칭한 것이다.

북한은 과거부터 '테레비' 등 일본식 말투의 잔재를 그대로 써왔는데, 김정은은 이번에 '티비'라고 표현했고 북한 노동신문은 보도 기사에서 'TV'라고 영문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한 탈북 인사는 "북한은 '어르신' 보다는 노인이나 '늙은이'란 말을 주로 쓴다"며 " '학령 전 어린이' 같은 표현도 한국 말투에서 영향 받은 듯 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대남 비난을 가하면서 '늑장대응'이나 '국민' 등 한국식 어투를 그대로 주민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2020년 12월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할 경우 최고 사형에 이르는 가혹한 처벌을 담고 있다. [사진=뉴스핌 자료사진] 2023.03.21 yjlee@newspim.com

또 '안전성 평가'나 '위기대응 의식' 등 우리 관련 보도에서 나올 법한 표현을 썼다.

김정은의 한국식 말투는 지난달 백두산과 원산 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쏟아졌다.

그는 7월 11~12일 백두산이 있는 양강도 삼지연시 건설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실 공사를 질책하면서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초보적인 도덕과 자격도 없는 덜돼먹은 자들"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최고지도자나 매체가 '국가공무원'이란 말을 쓰는 건 처음 들어본다"며 "김정은이 우리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이나 복지부동을 비판하는 언론보도 등을 보고 은연중에 이런 표현을 입에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삼지연시 발전 구상을 제시하면서 '체험 활동형 산악 관광' 등의 언급도 내놓았다.

같은 달 16일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은 김정은은 "주차능력을 보장하라"거나 "오물 및 오수 처리능력"을 높이라는 주문을 했다.

모두가 기존 북한의 건설 현장에서는 쓰이지 않던 표현이다.

집권 13년차에 접어든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정일이 가졌던 '국방위원장' 직함을 버리고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쓰고 있다.

또 국무위원회 뿐 아니라 주요 부처에 '정책실장' 등 기존에 북한에는 없던 직책을 등장시켰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올 초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제시하면서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등의 모습에서 김정은이 한국의 TV등 매체를 통해 정책 방향 등을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한류 문화에 빠져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청소년‧학생 등 신세대의 한류문화 즐기기를 비판하면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까지 만들어 한국 드라마‧영화를 단순 시청하기만 해도 징역 5~10년 형에 처하는 가혹한 형법을 가하고 있다.

또 '남친‧여친'(남자친구‧여자친구)이란 표현을 쓰거나 연인‧부부 간에 상대를 '자기'라고 호칭하는 걸 한국식 말투로 규정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yj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