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K-이민정책] "이탈 조장·최저임금 붕괴"...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

기사입력 : 2023년09월08일 06:02

최종수정 : 2023년09월08일 06:02

연말 서울시 필리핀 가사근로자 100여명 시범 도입 추진
국제 노동 기준 어긋나고 이탈 우려 제기…육성형 이민정책 검토해야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출산 파업중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 대위기에 이민수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중앙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산업인력 부족해소를 위한 단편적인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정치적 찬반 논쟁만 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현실을 짚어보고,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한국형 이민정책 "K-이민정책"에 대한 길을 제시해 본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과 육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제도의 실효성이 없는데다 노동 관련 국제 기준에 어긋난다면서 제도 도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올해 말 쯤 필리핀에서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여명을 도입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해 최소 6개월 이상 일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을 통해 가사근로자를 고용에 드는 경제적 부담을 해소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외국인 가사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가사근로자의 급여는 월 200만원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업 도입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월 100만원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을 내용으로 한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가사근로자법)' 개정안을 내놓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주장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월급 200만원 주고 문화도 다르고 말도 서툰 외국인에게 아이를 맡기고 싶어 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저임금 적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호찌민=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한 필리핀 여성.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2023.06.07 simin1986@newspim.com

전문가들은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관련해 두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하나는 가사근로자들의 이탈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고 다른 하나는 노동·인권 관련 국제 기준과 최저임금제도를 무력화시키는 조치라는 것이다.

고기복 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는 "노동 관련 국제 기구나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등에서는 적정노동, 윤리적 고용, 차별배제를 촉구하면서 임금 착취를 막도록 하고 있다"면서 "가사근로자들이 출퇴근을 하게 되면 업무에 비해 적은 급여 등으로 인해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에 대안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이민자나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가사근로 직무 교육을 시킨 뒤 가사근로자로 채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인지원센터 관계자는 "고용허가제 방식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은 일반 가정에는 아무런 혜택도 없고, 송출국가의 인력업체들만 이익을 보는 제도"라면서 "이미 국내에서 언어와 문화에 적응해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나 유학생 등에게 가사근로 업무 교육을 수료하게 해 일자리를 주는 것이 서로에게 더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노동시간 축소 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진=뉴스핌 DB]

처음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을 주장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홍콩이나 싱가폴 사례를 벤치마킹 한다고 했지만, 싱가폴과 홍콩은 인구 구성이나 근로조건 등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와 환경이 다르다. 무엇보다도 싱가폴과 홍콩은 고용허가제 방식이 아닌 민간기관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외면하고 우리는 임금에만 방점을 두고 국가주도의 고용허가제 방식으로 시범실시를 예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영옥 이주사회통합정책연구소 소장은 일본 방식을 주문한다. "우리보다 먼저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은 민간 주도로 외국인 가사근로자와 간병인력에 대한 특별비자를 발급하고 있는데, 우리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가사근로자에 대한 논쟁은 향후 간병분야에 까지 그대로 이러질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과 면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우 소장은 "특히 최저임금 이하의 고용방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한 것을 감안한다면, 외국에서 직접 도입하는 방식보다도 국내 교육기관에서 일정한 교육과 자격을 갖춘 유학생이나 연수생을 활용할 수 있고, 이는 이민정책의 틀을 촘촘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력을 해외에서 직접도입하는 것 보다 국내에서 맞춤형 교육을 받은 자격자에게 취업을 허용하는 '육성형 이민정책'이 대안이라는 것이다. 얼마전 '킬러규제' 혁파를 위해 국내대학 졸업 유학생에 대해 전면적인 취업을 허용한다는 법무부의 발표에 대한 후속조치가 주목된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krawj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백악관 "바이든, 새로운 대중 관세 곧 직접 발표 예정"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13일(현지시각)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뒤 대통령보다 앞서 밝히지 않겠다면서 "구체적 내용은 적절한 때에,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 전체가 미국 노동자 및 기업에 피해를 주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 과잉 생산 문제, 전략적인 일련의 비시장적 시장 왜곡 관행 등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비밀은 아니라면서 "이에 저항하고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바이든 대통령이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역시 관련 내용을 "대통령한테 직접 듣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혀 왔고 현 행정부는 그 일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J)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중국산 재화에 대대적 관세 인상을 발표할 계획이며, 전기차에는 4배, 철강에는 3배 수준의 관세율 인상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태양광 장비, 반도체, 주사기 등 의약용품에 대해서도 신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14일 해당 내용이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블룸버그] kwonjiun@newspim.com 2024-05-14 06:13
사진
'김여사 수사'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 전주지검장 내정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창수(사법연수원 30기) 전주지검장이 내정됐다. 법무부는 13일 대검검사급 검사 39명에 대한 신규 보임(12명) 및 전보(27명)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 로고 [사진=뉴스핌 DB] 이 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대변인으로 근무했다. 그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지휘해 그를 기소했으며, 전주지검장이 된 뒤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 씨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김태은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송강 인천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송경호 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발령받았다. 서울고검장에는 임관혁 대전고검장이, 수원고검장에는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전고검장에는 황병주 서울동부지검장이, 대구고검장에는 이진동 서울서부지검장이, 광주고검장에는 신봉수 수원지검장이 각각 내정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업무능력, 전문성, 리더십, 그간의 성과를 고려해 형사·공판, 반부패·공공·과학수사, 감찰, 기획, 법제 등 다양한 전담 분야의 최우수 자원을 대검검사급 검사로 신규 보임했다"며 "적재적소 인사를 통해 검찰이 본연의 업무를 더욱 신속하고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중앙지검에선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최근 이원석 검찰총장이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allpass@newspim.com 2024-05-13 16: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