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기고] '비밀녹음 전성시대', 처벌만이 능사일까

기사입력 : 2022년10월23일 09:30

최종수정 : 2022년10월24일 09:2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이준형 화우 변호사

그야말로 비밀녹음 전성시대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탐사보도,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취재와 제보, 1인 미디어, 개인 간 분쟁에도 비밀녹음은 필수처럼 자리잡은 지 오래다. 폭언, 갑질, 성범죄, 무고, 아동학대, 사기 등 형사범죄뿐만 아니라 구두계약내용이나 계약서 해석 관련 민사분쟁에서도 비밀녹음은 진실을 알리는 해결사처럼 등장한다.

재판은 과거에 존재하던 범죄나 분쟁을 현재 시점에서 증거를 통해 입증하는 과정이기에 어찌 보면 이런 현상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다. 비밀녹음은 법상 허용되는 것일까.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 녹음을 금지하고 있다. 제3자가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경우 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녹음자가 대화에 참여한 당사자인 경우에는 상대방 동의가 없더라도 허용된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이준형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화우] 2022.10.21 peoplekim@newspim.com

그런데 얼마 전 국회에서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주된 요지는 대화에 참여한 당사자라 하더라도 그 전원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대화자 사이라도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못한 비밀녹음은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개인의 기본권과 공익을 충실히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화자 간의 비밀녹음이 형사책임까지 져야할 정도의 범죄행위인지는 의문이다. 얼굴이나 신체촬영조차 성범죄, 명예훼손 등의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 민사책임의 영역이다. 그간의 만연한 관행과 인식을 바꾸려면 이를 전면 금지하는 강력한 조치가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국가형벌권 행사는 국가가 행사하는 권력 중 가장 강력한 힘이고 대상자에게는 가혹한 강제력이기에 중대한 법익에 대한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최후의 수단으로 필요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과연 이 방법만이 효과적인 것인지 깊이, 그리고 신중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소송에서 녹음이 진실발견과 분쟁예방 및 권리구제에 기여하는 부분 역시 큰 지장과 왜곡이 초래될 수 있다. 대화자의 경우 대부분 분쟁의 대립당사자로 발전하여 재판 과정에서 진술이 왜곡되거나 과장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사람의 기억은 불완전하고 때로는 왜곡되며 표현과정에서도 오류가능성이 높다. 반면 녹음은 기계적 왜곡이 없는 이상 그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재현하여 분쟁을 예방, 해결하고 조기에 종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화자 간의 녹음조차 형사처벌 대상으로 봉쇄한다면 기억과 진술의 오류 및 당사자의 첨예한 대립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염려된다.

아울러 영미의 증거개시절차와 같은 제도가 없는 우리 법제하에서 국가기관과 같은 강제력이 없는 개인은 녹음이나 촬영 외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녹음은 주로 지위상 열세인 쪽에서 만일을 대비해 이루어지는데 문서보다는 구두에 의한 의사소통과 약속이 빈번한 우리의 현실에서 개정안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서류작성을 요구할 수 있는 우월한 지위의 당사자일 가능성이 높다.

녹음자에게 형사고소를 암시하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이 드러나지 못하도록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녹음자는 만일에 대비한 녹음 단계부터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실제로 필요한 상황에서도 형사고소의 부담으로 사용을 포기하여 결국 권리구제에 지장이 초래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개정안은 일률적인 비밀녹음행위 처벌에 대한 대책으로 녹음행위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조항을 추가하였다. 사회적 약자의 자기방어와 진실발견 및 공익제보 등의 기능을 허용하려는 취지로 이해되나 이 부분 역시 충분하고 적절한지 의문이다.

먼저 비밀녹음행위가 기본적으로 불법이 되어 피녹음자가 고소를 하는 경우 형사피의자가 되는 것은 불가피하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을 받기 전까지 면책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일 수 밖에 없다. 피해자가 오히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또한 비밀녹음이 주로 문제되는 사례는 사기, 강요, 성범죄, 폭언 등 개인적 법익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공공의 이익에 포섭될 수 있는지도 문언상 명확하지 않다.

특히 수정안과 유사한 규정형식을 가진 명예훼손죄의 위법성조각사유인 형법 제310조와 관련한 대법원의 거증책임 전환의 법리에 따르면 공공의 이익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녹음자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불합리를 해소하고자 추가된 예외조항이 오히려 부담을 지우는 역설적인 상황도 우려된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그리고 통신의 비밀과 음성권은 보호받아야 할 권리임에는 의문이 없다. 그동안 우리사회에 비밀녹음과 그로 인한 기본권 침해가 만연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개정안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개정안과 같은 형태로 국가 차원의 형사처벌이 관철되어야 하는 것인지, 현재의 규정으로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헌법상 기본권이라 하여 이를 침해하는 행위를 반드시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확실한 증거를 가지지 않으면 자신을 방어하기조차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각자 도생의 현실 속에서 개인이 나름의 방법으로 타인의 정보를 취득하려는 움직임을 마냥 탓할 수 있을까. 첨단 기기가 날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비밀녹음을 형사처벌한다고 기본권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사실을 기록하고 증명하기 위한 활동을 제약하는 것이 오히려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형사처벌이 필요한 문제의 본질이 녹음행위인지 아니면 이를 악용하는 경우인지도 세심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밀녹음 자체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차분히 되짚어 보아야 한다. 최근 발의된 수정안의 배경이 된 공청회와 같이 보다 활발한 사회적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해 사회적 합의에 근접한 묘안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준형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2003년 제45회 사법시험 합격

2007년 사법연수원 제36기 수료

2015년~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2016년~현재 서울지방변호사회 자치법규평가TF 위원

2018년~현재 대법원 양형위원회 산하 양형연구회 회원

2019년~현재 대한변협 법제위원회 및 법령심의 특별위원회 위원

2010년~현재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런베뮤' 전 지점 근로감독 확대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고용노동부가 유명 베이커리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대상 근로감독을 전 지점으로 확대했다.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전국 18개 사업장이 근로감독 대상이 된다. 노동부는 앞서 착수한 런던베이글뮤지엄 본사(주식회사 LBM) 및 인천점 근로감독 과정에서 일부 법 위반 정황이 확인되어 감독 대상을 확대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노동부는 20대 노동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LBM 대상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휴가 및 휴일부여, 임금체불 등 기타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점검했다. 롯데백화점 런던베이글뮤지엄 잠실 롯데월드몰 내부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확대된 사업장은 본사 외에도 런던베이글 뮤지엄 매장 7곳, 공장 3곳, 아티스트베이커리 1곳, 레이어드 지점 4곳, 하이웨스트 지점 2곳 등 18곳이다. 이번 감독에서는 장시간 근로, 휴가·휴일 적정 부여,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 외에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까지 살펴본다. 앞서 국정감사를 통해 런던베이글뮤지엄 창업 이래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산업재해 승인 신청 건수가 63건에 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결과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번 감독을 통해 해당 법인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법 위반 확인 시 철저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위법·탈법적 사업 운영 방식이 마치 기업혁신이나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비쳐지는 일이 없도록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11-04 11:06
사진
[2025 GYLC]성남 성보경영고, 6일 콘서트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주최하는 '2025 찾아가는 청소년 생명존중 콘서트(Gyeonggi-do Youth Life-Respect Concert, GYLC)'가 한 달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오는 11월 6일 성남 성보경영고등학교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자율, 균형, 미래 – 생명의 리듬을 느껴봐. We are the Light'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음악과 대화,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청소년 힐링 프로그램으로, 지난 수원·파주·용인·고양 지역 공연을 통해 학생과 교사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무대를 앞둔 성보경영고 학생들 역시 "드디어 우리가 기다리던 날이 왔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개그맨 장용, 댄스팀 그라비티(Gravity), 2025 한국 비트박스 챔피언 잭브라이언, 원더걸스 출신 유빈, 가수 조은세, 우디(Woody) 등 화려한 출연진이 총출동해 청소년들에게 잊지 못할 하루를 선사한다. 첫 무대의 문을 여는 개그맨 장용은 특유의 위트와 따뜻한 강연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두드릴 예정이다. '가위바위보협회장'으로 알려진 그는 "이기는 것보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자신만의 인생철학을 유쾌하게 풀어내 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승리법'을 전할 계획이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댄스팀 그라비티(Gravity)가 청춘의 에너지로 체육관 전체를 뒤흔들 예정이다. 땀방울이 흩날릴 만큼 열정적인 퍼포먼스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박수를 보내며 함께 호흡하게 된다. 팀원들은 "춤은 언어가 달라도 마음을 연결한다"며 "이 무대가 학생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무대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릴 비트박서 잭브라이언은 2025년 한국 비트박스 챔피언답게 폭발적인 사운드와 리듬으로 생명의 박동을 표현한다. 그는 "비트는 심장 소리와 닮았다. 생명을 존중한다는 건 서로의 리듬을 존중하는 일"이라며, 음악으로 전하는 따뜻한 철학을 들려줄 예정이다. [고양=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개그맨 장용이 3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저동고등학교에서 열린 '2025 경기도교육청 찾아가는 생명존중 캠페인'에서 사회를 맡고 있다. 2025.10.31 choipix16@newspim.com 그 뒤를 이어 원더걸스 출신 유빈이 등장한다. 유빈은 "자신을 믿고 끝까지 가보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신이 걸어온 길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돌로서의 화려한 시절 뒤에 숨은 노력과 고민, 그리고 성장의 시간을 학생들과 공유하며 "모두에게 빛나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고 전할 예정이다. 또한 가수 조은세는 감성 발라드로 청춘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오늘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라는 멘트로 학생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건넬 예정이다. 마지막 무대의 문을 닫는 우디(Woody)는 잔잔한 노래 속에 "힘든 시간이 언젠가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담아, 콘서트의 감동을 완성한다. 이번 행사에는 스택빈(STACKBEAN)과 넥스브이(NexV), 농심, 아모레, 롯데, 애경 등 유통업체가 후원사로 함께 했다. 스택빈은 학생들에게 커피와 건강 음료를 제공하며 "오늘만큼은 우리도 연예인 된 기분이에요!"라며 웃음꽃을 피운 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고양=뉴스핌] 최지환 기자 = 2025년 한국 비트박스 챔피언 잭브라이언이 3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저동고등학교에서 열린 '2025 경기도교육청 찾아가는 생명존중 캠페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5.10.31 choipix16@newspim.com 또한 AI 정서상담 솔루션 기업 넥스브이(NexV)는 인공지능 상담기기 '위로미(Weromy)'를 현장에 비치해, 학생들이 대화로 마음을 나누고 즉석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 학생은 "위로미랑 대화하니까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친구처럼 느껴졌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은 "청소년 생명존중 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교육의 한 장면"이라며 "학생들이 음악과 웃음을 통해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고, 서로의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가수 우디가 3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저동고등학교에서 열린 '2025 경기도교육청 찾아가는 생명존중 캠페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5.10.31 choipix16@newspim.com 한편, '찾아가는 청소년 생명존중 콘서트(GYLC)'는 지난 한 달간 경기도 내 5개 지역을 순회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학교마다 학생들의 호응이 커지고, 교사와 학부모들 역시 "이런 공연이야말로 진짜 교육"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번 성보경영고 공연은 그 여정의 마지막 무대로, 청춘의 열정과 생명의 가치가 어우러지는 피날레가 될 전망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마지막 무대는 단순한 엔딩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느낀 감동이 일상 속 작은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양=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저동고등학교 재학생들이 3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저동고등학교에서 열린 '2025 경기도교육청 찾아가는 생명존중 캠페인'에서 AI 기반 마음상담 기기 '위로미'를 체험하고 있다. 2025.10.31 choipix16@newspim.com [고양=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저동고등학교 재학생들이 3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저동고등학교에서 열린 '2025 경기도교육청 찾아가는 생명존중 캠페인'에서 스택빈이 후원한 커피차에서 음료를 받고 있다. 2025.10.31 choipix16@newspim.com windy@newspim.com 2025-11-04 10: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