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북한

속보

더보기

[이영종의 통일오디세이] 北 7·27 행사로 본 김정은 권력…'左정천, 右병철' 체제로 위기돌파 모색

기사입력 : 2022년07월30일 06:12

최종수정 : 2022년12월20일 14:41

김정은, 29분 연설서 "나라 사정도 어려운데..."
부인 리설주 퍼스트레이디 역할 부각에 눈길
전쟁노병 모은 행사인데도 김정은 경호에 촉각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은 7·27 휴전협정 체결일을 '전승절'로 기념한다. 김일성이 미 제국주의의 침략전쟁인 6.25를 승리로 이끌어 자주권을 수호해 냈다는 주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래 7·27 '전승'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애연가인 그가 집권 초기 가장 즐겨 피운 담배가 북한산 '7·27' 브랜드였을 정도다.(현재는 '건설' 담배를 애용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녑탑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리설주 부부. 오른쪽은 북한군 원로인 박재경 전 부총정치국장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2022.07.29 yjlee@newspim.com

김정은 위원장은 7.27을 계기로 참전 노병들을 평양에 불러 모아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하고 이들에 대한 예우와, 청년세대들의 분발을 촉구해 왔다. 27세에 집권 한 그는 부족한 자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보충하기 위해 할아버지이자 선대 수령인 김일성 국가 주석을 본뜨려는 성향을 보였다.

김정은은 김일성 집권 말기인 1993년 처음 개최된 이 행사를 사실상 자신의 집권 첫해인 2012년에 열었고, 2020년과 지난해에는 연속으로 참석해 직접 연설을 했다. 이번의 경우에는 26일 전승절 행사에는 불참했지만, 이튿날 저녁 평양 시내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녑탑 앞 광장에 전쟁노병 등을 불러 모아 전승절 기념행사를 가졌다.

휴전협정 체결 69주를 맞아 열린 행사는 식전 에어쇼에 이어 김정은 기념 연설과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28일 이 장면을 2시간 24분 분량의 영상으로 편집해 방영했다. 여기에는 김정은·리설주 부부는 물론 박정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권력 핵심부의 간부,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등장하고 현송월 당 부부장을 비롯한 측근 인물도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 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전노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 차량은 국무위원장 엠블럼이 새겨진 김정은의 메르세데스 S600 풀만 가드 차량.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휠체어 타고나온 최영림에 각별한 예우

행사는 해질녘에 시작됐다. 그날 일몰시간이 오후 7시40분께인 점을 고려하면 8시부터 10시 반쯤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평양 하늘을 북한 공군의 미그기가 선회비행을 하며 불꽃형태의 플레어를 내뿜는 장면이 연출됐고, 공중 강습 시범단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등 참석자에게 식전행사 차원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잠시 후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차량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타고 나타나 부인 리설주와 함께 내렸다. 김정은을 상징하는 북한 국무위원회 금빛 엠블럼이 뒤편 차문에 박힌 이 차량은 5톤이 넘는 무게에 차량 길이가 6500mm다. 차체 및 창문 유리는 독일 최고 수준인 VR9 등급의 방탄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엔 대북 제재위가 유입 경로를 조사할 정도로 관심을 갖는 대상이다.

차에서 내린 김정은이 가장 먼저 눈맞춤을 하고 손을 잡은 사람은 최영림 전 내각 총리다. 올해 92세인 그는 휠체어에 앉아 기다리다 김정은이 다가오자 일어나 인사를 했다. 군복 차림에 훈장을 주렁주렁 단 최영림은 6.25전쟁 참전 인민군 자격으로 하루 전 노병대회에도 참석했고, 이날 기념식에는 김정은·리설주 부부와 헤드테이블에 자리했다. 

최영림은 수양딸인 최선희 외무상의 부축을 받으며 김정은과 함께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이날 행사 내내 최선희는 휠체어를 밀며 보호자 역할을 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 등으로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최선희가 승승장구 하고 있는 건 탁월한 능력에 양아버지인 최영림의 후광까지 작용한 때문이란 관측이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전승절' 69주년 행사에서 김정은 리설주 부부가 박수를 치고 있다. 최선희(붉은원) 외무상이 양아버지인 최영림 전 총리의 휠체어를 밀고 있다. [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리설주 애국가에 눈물...퍼스트레이디 역할 부각

행사에서 눈길을 끈 건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다. 남편과 같은 계통인 하얀색 원피스 차림을 한 리설주는 김정은과 함께하며 항상 한 발짝 정도 뒤에서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최영림을 비롯한 참전노병 출신 퇴역 간부들과 손을 잡거나 대화를 나누며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노병들과 건배를 할 때도 두 손으로 잔을 받쳐 들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 깍듯한 예우를 하는 모습도 북한TV에 비쳐졌다.

특히 행사 시작 후 북한 애국가가 연주될 때에는 김정은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비장한 분위기 때문인지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이 드러났다. 북한TV는 이 모습 외에도 김정은의 연설이나 행사 도중에 리설주의 얼굴에 초점을 맞춘 영상을 내보냈다. 리설주의 '애국' 이미지와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지위를 부각시키는 듯한 편집이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행사에서 애국가를 따라 부르던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흥분된 어조로 29분 연설한 김정은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김정은 위원장의 기념연설 순서였다. 김정은은 "존경하는 조국해방전쟁 참전자 동지들!"이라며 운을 뗀 후 전쟁 노병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는 내용의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은 오늘도 우리 공화국에 대한 위험한 적대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뒤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있다"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정부에 대해 노골적인 비난을 하며 "핵보유국의 턱밑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적 불안감" 운운하며 대남 핵 공격을 암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 언론에는 김정은의 대미·대남 비난에 초점을 맞춘 내용들이 주로 보도됐지만 전체 연설의 행간을 짚어보면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에 가까운 인식도 드러난다. 미국에 대해 '건드리지 말라'는 논조의 주장을 펼치거나, 한국에 대해 "우리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대목이 그렇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전례 없이 상기된 모습을 보였다. 더운 날씨에 외부행사를 하는 때문인지 다소 지친 모습이었지만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특히 연설 중반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목에서 격정에 넘치는 분위기였다.

그는 "(남조선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부수다'는 의미의 북한식 표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이라고 발언하다 갑자기 "천만에!"라며 힘을 주어 단호한 어조를 보였고, 이 대목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연설문에 느낌표까지 포함해 그대로 담겼다. 

북한은 김정은의 연설 뒤 이어진 식후 예술행사에서 무대 위 대형스크린에 김일성 주석의 영상을 띄우고 6.25전쟁 개전 초기 '북침'을 주장하는 김일성의 연설과 휴전협정 체결을 알리는 모습을 육성으로 내보냈다. 할아버지와 후계권력인 손자의 연설을 교차시켜 김일성의 이미지와 카리스마를 차용하려는 고도의 상징조작이란 관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전승절' 69주년 행사장에 등장한 김일성의 영상.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김일성의 '6.25 북침' 주장이 담긴 육성연설을 내보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2인자' 김여정은 오빠부부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도 눈길을 끌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김여정 당 부부장은 오빠인 김정은과 동갑나기 올케인 리설주가 자리한 헤드테이블 바로 뒷자리에서 행사를 지켜봤다.

과거 행사처럼 김정은이 받은 꽃다발을 챙기거나 의전을 살피는 등의 움직임은 없었다. 김정은이 노병들과 인사하거나 연설할 때 박수를 치며 웃음을 띤 얼굴로 바라보는 장면이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 행사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김정은의 의전은 가수 출신인 현송월 당 부부장이 여전히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핸드백을 어깨에 걸친 현송월은 행사 내내 핸드폰을 손에 쥐고 움직이며 김정은·리설주 부부의 동선을 따랐다.

다만 전쟁노병 출신의 인사들이 김정은 위원장과 인사하려 서로 경쟁적으로 몰리는 상황이라 밀착수행에는 어려움을 겪는 듯 했고 몇 걸음 떨어져 김정은 쪽을 계속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헤드테이블 주변에 위치한 여성이 새롭게 의전이나 수행을 맡은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영상에서 확인해보면 참전노병 출신 원로급 인사들을 챙기기 위해 대기하는 인물로 확인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행사장에서 현송월(붉은원) 노동당 부부장이 핸드폰을 든 채 김정은 위원장 의전을 챙기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싱가포르 경호 총책 김철규가 김정은 부부 밀착 수행

고령의 전쟁노병과 당과 군부의 핵심인사들이 참석한 행사인데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경호가 삼엄하게 펼쳐진 점을 눈길을 끌었다. 행사 현장의 김정은 신변경호는 국무위원회 경위국장인 김철규가 맡았다. 북한군 상장 계급인 김철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경호 총책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번 행사에는 2018년 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등장해 화제가 됐던 '키다리' 경호요원 그룹도 동원됐다. 이들은 김정은의 곁을 에워싸듯 포진하고 만나는 인사의 움직임이나 주변 동향을 살폈다. 측근실세로 분류되는 현송월도 이들에 의해 뒤로 밀려난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야간에 외부에 완전 노출된 행사인데다 항공기 비행이나 축포 및 불꽃놀이가 이어지는 현장이라 북한이 경호 문제에 바짝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를 마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차량에 오르기 위해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경호 책임자인 김철규 국무위 경위국장(붉은원)과 장신의 경호원들이 김정은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김덕훈 총리에 힘 실리지만 '군부 2인방'에 방점

노동당 내 최고 실세인 조용원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의 지위는 확고해 보인다. 26일 8차 전국노병대회는 조용원이 김정은의 역할을 대신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사실상 김정은의 메시지라 할 수 있는 당 중앙위원회 축하문을 전달하고 대독한 인물이 조용원이다.

물론 최근 들어 같은 반열인 정치국 상무위원 겸 내각 총리인 김덕훈의 약진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일부 행사의 경우 김덕훈이 조용원이나 최룡해 정치국 상무위원 등을 제치고 가장 먼저 호명되는 경우도 있다. 또 김정은을 대신해 지방의 주요 경제현장을 시찰하는 김덕훈의 모습을 북한 관영매체들이 사진과 함께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총리에게 힘이 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김정은의 의중은 여전히 "믿을 건 군대 밖에 없다"는 쪽에 실려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정치국 상무위원 겸 노동당 비서인 박정천과 리병철이 김정은을 양옆에서 보좌하며 권력 내 핵심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69주년 행사의 축하공연.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07.29 yjlee@newspim.com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과 공군사령관을 지낸 리병철은 군부출신 2인방으로 김정은이 관심을 갖는 핵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ICBM급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김정은이 리병철과 맞담배를 피거나 등에 업어주는 등의 각별한 신임을 보인 바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완성이나 극초음속미사일의 개발, 전술핵의 전방배치 등 김정은이 긴요하게 생각하는 일련의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상당 기간 '좌(左)정천, 우(右)병철'의 권력구도가 펼쳐질 공산이 크다.

yj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사진
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