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선행매매로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진국(66) 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가 첫 재판에서 "선행매매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5일 오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이사와 애널리스트 이모(48) 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이 전 대표이사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지난 2017년경 집무실에서 애널리스트 이씨 등을 만난 적은 있으나 선행매매는 지시한 적이 없다"며 "수사기록을 살펴봐도 이 전 대표이사가 이씨에게 선행매매를 직접 지시했다는 건 없는데, 공소사실은 이씨의 판단이나 인식을 위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선행매매에 사용된 계좌는 이 전 대표이사의 실명계좌로 하나금융투자 내부 규정에 따라 신고 대상이고, 모니터링 대상"이라며 "감시감독이 될 수 있는 계좌로 선행매매를 지시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이사 역시 직접 "(선행매매를 지시했다는 부분에 대해) 다투고 싶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이씨 측은 과거 선행매매 사건들과 비교했을 때 주식 보유기간이 길어 조사분석자료 영향권에 있지 않고, 시세차익이 발생하지 않은 적도 있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씨 측은 이 전 대표이사의 주장에도 반박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현재 약식명령으로 처벌을 받은 조모 씨를 통해서 수차례 (선행매매) 관련 지시가 내려왔고, 이 전 대표이사도 회사에 신고된 계좌로 (선행매매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며 "이씨는 본인 명의 보고서로 통해 얻은 이익이 없으나 이 전 대표이사는 47회 주식 매매로 1억45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다음 달 26일 오후 5시로 예정됐다.
이 전 대표이사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이씨와 그의 팀원들이 작성하는 기업분석보고서를 공표 전에 미리 자신의 비서에게 종목을 알려 달라고 한 뒤 주식을 매수했다가 보고서 공표 후 매도하는 방식으로 47개 종목을 매매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씨가 이 방식으로 1억4516만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씨는 2018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기업분석 보고서 발표 전에 9개 종목을 미리 사들여 14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장모 명의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증권회사 임직원은 자기 명의로 주식을 사야 함에도 자신의 자금 2억원가량을 배우자 명의로 송금한 뒤 90회에 걸쳐 주식거래를 한 혐의도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하나금투 종합검사에서 이 전 대표이사 등 임직원 6명의 선행매매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이 전 대표이사와 이씨 등 2명을 불구속기소하고 3명은 약식기소, 1명은 기소유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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