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규제가 성장 억제"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국내 신탁시장 규모가 1000조원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신탁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향후 국내 인구구조가 노인 중심으로 변화하면 자산을 대신 관리해주는 신탁시장이 차세대 주요 수익처로 자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신탁시장은 해마다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신탁사들의 총 수탁고는 1039조702억원으로 전년 말(968조5770억원) 대비 7.2%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1년 말(415조770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49.9% 넘게 시장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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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시장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자 증권사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탁시장 점유율은 △은행업계 47.4% △부동산전업신탁사 26.6% △증권업계 24.1% △보험업계 1.7% 등으로, 증권업계가 상대적으로 다른 업계에 밀리는 상황.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영증권이다. 신영증권은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신탁시장 중 종합재산신탁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종합재산신탁은 단일 계약으로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특수재산까지 여러 유형의 재산을 함께 수탁해 통합 관리·운용할 수 있는 신탁이다.
신탁시장의 두 축인 금전신탁과 재산신탁 분야는 이미 과포화 상태로 판단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잠재한 종합재산신탁으로 눈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종합재산신탁 수탁액은 지난해 말 기준 507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64.5% 늘었다. 같은 기간 금전신탁(5.2%), 재산신탁(9.1%)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초고령화 시대인 만큼 종합재산신탁 중에서도 고령층을 위해 증여나 상속을 신탁으로 풀어드리는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며 "해당 분야가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은행업계에선 이미 진출했고, 다른 증권사도 하나둘 발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탁시장이 각종 규제에 얽매있다는 점이다. 신탁업을 규정한 자본시장법에 따른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해 자유로운 신탁재산 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탁상품을 만들어도 규제 때문에 광고도 못 한다"며 "고객이 알음알음 상품을 알아보고 계약해야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규제 완화 시 국내 신탁시장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보다 초고령화 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의 2019년 신탁시장 규모는 1250조엔(한화 약 1경3084조8750억원)으로 우리나라의 약 10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로 전 세계적으로 신탁을 이용한 노후자산관리서비스가 크게 발전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인 신탁서비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 신탁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신탁업 전반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unj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