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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세상을 음소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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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보행자 신호등에 녹색불이 켜졌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발을 내디딘 순간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려든 우회전 차량에 놀라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놓칠 뻔했다. 자동차 소리를 못듣고 앞만 보고 곧장 뛰어갔다면 그대로 차에 치였을거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기 위해 이어폰을 꽂고 음악 어플을 켰지만 정적만 흘렀다. 이어폰이 고장난거였다. 음악은 재생되고 있었지만 이어폰이 고장난 탓에 음소거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들리지 않는다는 불편함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나는 고작 이어폰 고장이지만 누군가에겐 세상의 모든 소리가 고장난 이어폰처럼 음소거 상태로 살고 있었다.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자동차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극도로 예민해졌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광주에 등록된 청각장애인 수는 1만 74명이다. 광주 인구수(144만 9115명) 대비 0.7% 정도다. 장애 유형으로 살펴보면 14.5% 정도가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리를 듣는다' 많은 이들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누군가에겐 소원일 수도 있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작년부터 체험해보고 싶었지만 어떻게 체험할 방법이 없었다. 장애인복지관에 문의해봐도 청각장애인 체험은 달리 체험할 방법이 없어서 교육차원에서도 늘 고민인 부분이라고 했다.

지체장애인 체험은 휠체어를 타면 됐고, 시각장애인은 눈을 감으면 됐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체험은 소리를 완벽하게 차단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체험 우선순위에서도 점점 밀리게 됐다. 이제는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는 생각에 완벽한 소리를 차단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봤다.

◆ "안들려. 뭐라고?"

스펀지 귀마개로 1차로 귓구멍을 막은 뒤 2차로 묵직한 소음 차단 덮개까지 착용하면 엄마의 잔소리가 립싱크로 보이는 정도는 됐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예비군에서 사격할 때 스펀지 귀마개로 귓구멍을 꽉 막으면 총소리를 많이 줄일 수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근처 1000원 마트에 가서 귀마개를 구매 후 길거리에서 착용해보니 자동차 소리가 고요하게 들렸다. 하지만 이정도는 조용히 말해도 대화 내용을 다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인터넷 검색 도중 '소음 차단용 귀덮개'를 찾았다. 바로 택배 주문을 했다. 설날 연휴로 엄청나게 많은 물량이 있었음에도 배송이 빨랐다. 택배 체험으로 알게 됐지만 명절에는 일당을 2배로 준다고 해도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많은 물량이 쌓인다(TMI).

2일만에 도착한 헤드셋과 비슷하게 생긴 귀덮개와 스펀지 귀마개를 같이 착용해보니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음소거 한 것처럼 세상에 나 혼자 남은 기분이었다. 물론 소리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었지만 모든 소리가 '웅~~' 이렇게 들려서 가까운 곳에서 나누는 대화 내용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불가피하게 벗어야 하는 상황을 제외하곤 6일 동안(6~11일) 착용하면서 평소와 똑같은 일상을 보냈다.

◆ 푸른 바다 앞, 들을 수 없는 파도 소리

신안군 바다. 눈으로만 봐도 좋을 것만 같았지만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바다는 앙꼬 없는 찐빵과 같았다. 사진 이쁘게 찍으려다 밀려온 파도에 신발이 다 젖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전남 신안군으로 1박 2일 여행을 갔다. 일에 치여 사는 직장인들에게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 만큼 힐링되는 것도 없기에 체험을 핑계삼아 휴식하러 갔다.

설레임을 가득 안고 바다에 도착했지만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바다는 적막함 그 자체였다. 갈매기의 '끼룩끼룩', '쏴아~' 파도 소리도 들을 수 없자 보이는 것 만큼 듣는 것 또한 감정을 느끼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다.

◆ '코로나19' 1년...청각장애인에게는 더 끔찍한 시간이었다 

식사 중에 나누는 대화에서도 소통이 힘들어서 글씨로 작성해서 대화를 나눠야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30여분을 가만히 앉아 바다 풍경만 바라봤다. 파도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가슴으로 느낄 수는 있었다.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나 홀로 온전히 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끝이 안보이는 바다, 출렁이는 파도, 날아다니는 갈매기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족하지만 기분 전환하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겪어보니 문제는 따로 있었다. '소통'이었다. 오랜 시간 바다만 바라보고 있으니 그만하고 숙소로 돌아가자는 친구들의 말이 들리지 않아 뒤에서 '툭' 하고 건드리는 가벼운 터치에도 깜짝 놀라 심장이 주저앉는 느낌이었다.

가까이 마주보고 있을 때에도 문제였다.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다른 유형의 장애와 마찬가지로 청각장애도 정도의 차이가 많이 있다고 했다.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을 착용하면 비장애인과 비슷한 일상이 가능한 사람도 있는 반면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보통 입모양을 보고 하는 구어나 손으로 하는 수어를 써서 대화한다고 했다. 

최대한 소리를 들을 수 없도록 체험하려고 했기에 묵직한 귀덮개를 내 몸처럼 착용하고 다녔다.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고 대화 내용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착용하고 있는 마스크로 인해 바로 옆에 있는 친구의 말도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저 마스크가 들썩거리는 모습을 보고 '무슨 말을 하고는 있구나' 정도로만 짐작할 뿐이었다. 청각장애인들은 1년여간을 기본적인 소통 자체도 사치로 느껴질만큼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 집콕 하라고요? "집에선 아무것도 못해요" 

설날의 묘미는 역시 집에서 보는 설 특선영화다. 하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보는 한국영화는 자막이 나오지 않아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웠다. 설 음식을 많이 먹어서 뒷목살이 접힌 상태로 영화를 보는 전 기자 [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평일은 여느 때처럼 재택근무를 했다. 기사를 작성하는건 듣지 않아도 됐기에 불편함이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취재원에게 걸려온 전화에 생각이 바뀌었다. 전화가 왔으니 당연히 무슨 말을 하고 있겠지. 짐작만 할 뿐 알아들을 수가 없어 메시지로 남겨달라고 했다.

점심을 먹고 쉬는시간. TV에는 설 특선영화들이 나오고 있었다. 여러번 봤던 영화였지만 자막이 나오지 않아 어떤 전개로 흘러가는지만 기억을 더듬어서 이해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막이 나오는 외국영화를 보는 편이 더 영화 감상이 편했다. 보고싶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있는 것만 봐야 했다.

유튜브 자막 서비스를 이용했다. 도를 아십니까 퇴치 영상이라는 제목이지만 자막만으로는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사진=유튜브 캡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자막이 안나오는 TV를 보는 것 보단 유튜브를 보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노트북을 켜고 유튜브에 평소 자주 찾아보던 몰래카메라 채널을 검색했다. 화면 하단에는 '자막 서비스' 기능이 있기에 눌러봤더니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자막이 나왔다.

다른 채널의 유튜브 영상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체적으로 자막을 넣은 채널 외에는 자막서비스가 엉터리였다. 그중 하나를 적어보겠다. '얼굴 찾고 찾아도 잠깐만 자 서영훈 인데 자주 20 모조 악어 모이게' 무슨 말인지 해석 가능한 분은 kh10890@newspim.com으로 답을 알려주시길.

◆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

청각장애인들은 갑작스레 전화해야 할 상황이 제일 막막하다고 했다. 저녁 늦은 시간 은행 ATM 업무를 보러 왔다가 기기고장으로 전화해야 상황이 오면 막연하게 누군가 지나가길 기다려야만 했고, 다른 일상생활에서도 전화하는 것에 가장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사진=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캡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장애인이 편하면 모두가 편하다" 지체장애 체험을 할 때도, 시각장애 체험을 할 때도 똑같이 했던 말이다. 당장은 장애인을 위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휠체어가 편하면 유모차, 물건을 끌고 가는 사람 모두가 편한 것처럼 조금만 입장을 달리 보면 결국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편안해지는 거였다.

청각장애도 마찬가지다. 취재차 만난 어르신들의 대부분은 여러번 번호를 눌러야 하는 관공서, 은행 등 전화를 거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들린다고 해서 모두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녔다. 보이는 ARS만 도입 됐어도 모두가 편할 일이었다.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곧 일상의 모든 것이 불편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관공서, 병원, 동네 맛집 예약 등 전화가 필요한 곳에 나 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은 실시간으로 수어나 문자로 중계통역을 해주는 손말이음센터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옆에 있는 지인 등을 통해서 전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한 청각장애인은 "만약 누군가가 '전화 좀 해주세요'라고 한다면 그건 청각 장애인이 보내는 도움의 신호이다"고 이 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

또 "보청기 한 사람, 특히 아이들을 보고 측은하게 생각하지 말아달라. 눈이 나쁜 사람이 안경 쓰듯 잘 안들리는 사람은 보청기를 끼는 거라고. 그 작은 기계로 청각장애인들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조금 불편할 뿐, 불쌍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개그맨 신동엽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친형의 청각장애 사실을 털어놨다. 국내에 등록된 청각장애인의 수는 37만 7000여 명이다. 누군가의 친형일수도, 누군가의 이웃일수도 있다. 서로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사진= KBS '안녕하세요' 화면영상 캡쳐] 2021.02.15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모든 사람들이 며칠간만이라도 눈멀고 귀가 들리지 않는 경험을 한다면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축복할 것이다. 어둠은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하고 침묵은 소리를 듣는 기쁨을 가르쳐 줄 것이다"라는 헬렌켈러의 말처럼 6일간의 체험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느꼈다.

소리를 듣는 것은 돈이 필요한 것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있기만 해도 누려지는거였다. 그러다 음소거 속 세상을 살아보니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순간 다른 신경에 집중하느라 극도로 예민해졌고, 소통이 힘드니 사람과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인터넷 강의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진행한 탓에 화면이 아닌 책을 보는 것이 이해가 더 빨랐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2.15 kh10890@newspim.com

그러다보니 수다를 좋아하는 내가 입을 열지 않게 됐고, 좋아하는 음악·영화 감상도 내겐 먼 이야기가 됐다. 인터넷 강의 강사의 말은 알아들을 수 없어 40분짜리 강의를 듣는데 3시간은 걸렸던 것 같다.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언제 끝날 걸 아는 체험이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청각장애인들은 평생 겪을 일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청각장애인 중 92.8%가 후천적으로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 특히 만 20세 이후 청각장애가 발생한 이들도 78.4%나 된다. 뭔가를 잘못해서 장애를 앓게 된 것도, 운이 나빠서 아픈 것도 아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질환, 사고 등으로 그리 됐을 뿐이라는거다.

갑작스럽게 생긴 장애에 수어를 배우지 못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문자언어로 대화를 주고 받는 필담(筆談)으로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니 수어를 모른다고 청각장애인과 소통을 절대 못할 것이라고 지레 겁먹고 피하지 말아 달라.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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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랭킹 1, 2, 3위가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3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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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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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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