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전문가 진단] "종전선언 제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출구론 아닌 입구론"

기사입력 : 2020년09월23일 05:00

최종수정 : 2020년09월23일 07:28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한반도 전쟁종식 위한 '단계적 종전선언'"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한국시간) 새벽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언급한 '종전선언'의 핵심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세운 '출구론'이 아닌 '입구론'이다. 종전선언(declaration of the end of war)이란 전쟁을 종료시켜 상호적대관계를 해소시키고자 하는 교전당사국들의 정치적 선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세계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 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구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라며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페이스북] 2019.09.25 photo@newspim.com

그러면서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되었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한다"며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출구(종결)'가 아니라 '입구(시작)'로 설명했다는 점이다. 즉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한국전쟁 정전협정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휴전상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일단 종전선언으로 문을 열고('입구론') 북한 비핵화와 상호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최종적인 평화협정을 '출구론'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정전협정의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이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동시에 제시할 경우 북핵문제 해결과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핵심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통해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기존 답안지를 '선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대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한반도 전쟁종식 의미를 담은 '단계적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은 원래 북미 간에 상호불가침이나 종전선언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우리부터라도 먼저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데피니션(정의)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종전선언이 효력을 가지려면 결국 정전협정 당사자인 북미나 남북미, 남북미중이 함께 모여 선언하는 것으로 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났다는 점을 공식화하고 이를 위한 의지를 천명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전선언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나 이를 관망하고 있는 북한이 종전선언을 위해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문 대통령도 이를 고려해 종전선언을 당사국들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한국이 먼저 선언하고 나중에 북한이나 미국, 중국이 이에 참여할 수 있는 '단계적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제시한 것은 2017년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을 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진 '신베를린선언'과 의미가 비슷하다"며 "결국 신베를린선언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공동참가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불씨가 됐었다"고 비유했다.

김 원장이 언급한 '신베를린선언'은 2017년 7월 6일 독일을 공식 방문한 문 대통령이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을 통해 발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등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5대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할 돌파구로 남북 대화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등 '4대 실천 과제'를 북한에 제안했다.

'신베를린선언'의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5대 대북정책 기조는 △북한 붕괴, 흡수통일, 인위적 통일을 배제한 평화 추구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추구 △남북 합의 법제화 및 종전선언과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남북 철도연결,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된 비정치적 교류협력 지속 5가지다.

한반도에 정전협정 대신 종전선언이 필요한 이유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은 왜 필요할까? 1950년 6월 25일에 발발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통해 끝났지만 이는 말 그대로 전쟁을 종료시킨 것이 아닌 잠시 멈춘 휴전이기 때문이다.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 정식명칭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다. [사진=국방홍보원]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의 정식명칭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다. 당시 정전협정의 주체는 국제연합군 총사령관 미 육군대장 마크 클라크,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 김일성,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 팽덕회(펑더화이) 3인이다.

따라서 정전협정을 마감한다는 '종전선언'과 그 표현물인 '평화협정'(peace treaty: 전쟁상태의 종결, 평화 회복 및 평화관리를 위한 당사자 간 법적관계 등을 규정한 협정으로, '정전협정 대체를 위한 합의문서'를 지칭할 경우에는 '평화협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의 주체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 중국 3자다.

정전협정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반란집단'이자 '괴뢰'인 북한을 대등한 존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참했으나, 현재는 북미중 3국 모두 남한의 '당사자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정전협정에 남한이 참여할 경우 미국과의 군사동맹 체결이 실패하거나 또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종전선언이 실질적 효력을 가지려면 한국 외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 중국이 모두 참여해 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은 유엔이라는 국제무대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선 북한과 미국, 중국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일단 한국부터라도 이를 선언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선언으로 해석된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