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7이닝 7K 무실점… 퀄리티스타트플러스 호투
다저스, 시즌 105승… 1953년 이후 최다승 타이 기록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 1위를 확정지은 류현진에게 찬사 쏟아졌다.
'코리안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며 시즌 14승5패을 수확했다. 이날 류현진은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며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피안타는 5개,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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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디그롬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확정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시즌 평균자책점을 2.41에서 2.32로 끌어내린 류현진은 2.43으로 시즌을 마치며 자신을 턱밑까지 추격했던 디그롬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를 확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출신 투수가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낸 것을 류현진이 최초다.
류현진에 호투에 힘입어 시즌 105승(56패)째를 수확한 다저스는 1953년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세웠던 최다승 타이 기록도 세웠다.
현지 중계진도 류현진의 평균자책 타이틀에 큰 찬사를 보냈다.
류현진이 8회 대타로 교체되자 현지 캐스터는 "내셔널리그 평균자책 챔피언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류현진이 평균자책 왕관을 썼다"고 전했다.
MLB닷컴은 경기 후 "이번 시즌에는 평균자책점 타이틀보단 건강에 더 신경을 썼다. 올해 목표는 30차례 등판이었는데 그에 근접한 29차례 등판을 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 선물이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올해 그가 사이영상을 받든 안 받든, 성공적이었던 한해였다. 그동안 했던 노력이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무실점 쾌투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 홀더를 차지하자 사이영상 가능성이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받을 만한 투구를 또다시 선보였다"는 헤드라인으로 이날 경기 소식을 전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오늘 투구로 류현진은 사이영상 경쟁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게 했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선두주자였다가 최근 미끄러졌는데, 이날 호투로 사이영상 판도를 다시 흔들었다"고 평가했다.
LA 타임스 역시 류현진의 시즌 마지막 등판 호투가 사이영상 가능성을 높인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 매체는 "다저스가 샌프란시스코를 2대0으로 꺾고 시즌 105번째 승리를 따낸 배경에는 류현진의 훌륭한 투구가 있었다. 류현진 자신의 사이영상 이력서에 7이닝 무실점이라는 기록을 새겨넣었다"고 전했다.
이어 "류현진이 지난 선발 등판에서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는데 이날도 팀에 선취점을 안기는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서 "매우 어려운 질문이지만 솔직히 제이콥 디그롬이 사이영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모든 기록을 고려해보면 디그롬은 놀라운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이닝과 탈삼진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이 두 항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물론 디그롬에게 투표하라는 것은 아니다. 투표권은 당신의 손에 있다. 내가 나 자신에게 투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역시 류현진을 극찬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전반기만큼 좋은 투구를 했다.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편향적이게 된다. 다른 투수들을 깎아내리고 싶지는 않다. 다만 상대방을 생각했을 때 류현진은 쿠어스 필드에서 두 차례 등판했다"고 밝혔다.
이는 디그롬을 의식해 말한 것이다.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 필드에서 류현진은 두 차례 선발 등판했다. 6월29일에는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으나 8월1일에는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반면 디그롬은 올 시즌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기록을 더욱 깊게 살펴보면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디그롬은 올해 32경기에 선발등판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다.
승수와 평균자책점 부문에선 류현진에 밀리지만 이닝(204이닝), 탈삼진(255개) 부문에선 류현진을 크게 앞선다. 류현진은 올해 182⅔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163개를 잡았다.
류현진과 디그롬은 지난 9월15일 선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사이영상 라이벌의 대결로 관심을 모아진 가운데 두 선수 모두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현지 언론들은 "거장들의 투구"였다고 평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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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