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김승현 기자] # 10일 문을 연 '아현역 푸르지오'(서울) 견본주택 앞.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 생활 7년차 대리 이 모씨(35세)도 길게 늘어선 줄에 합류했다. 전용면적 85㎡ 분양 상담을 받은 그는 "저금리에 대출을 받아서 투자할 것"이라며 "보증부 월세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김 모씨(34세)는 전용면적 59㎡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대출을 꽤 많이 받아야하지만 금리가 쌀 때 아파트를 분양받아 10년 넘게 살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전세살이에 치중했던 20~30대 젊은층이 아파트 분양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아파트 10가구 중 많게는 3가구를 35세 이하 젊은층이 챙겨간다. 전셋값은 치솟고 있지만 낮아진 대출 문턱, 저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감소로 젊은층이 분양시장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35세 이하 청약 당첨자 수가 전체 당첨자의 25%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인기 청약 단지보다 젊은층의 비중이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특히 일부 단지는 35세 이하 당첨자 비중이 30%가 넘는다. 아파트 10가구 중 3가구를 직장생활 10년도 안된 35세 이하 세대가 가져간다는 얘기다.

분양가가 제법 비싼 아파트에도 젊은 층이 몰리고 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3구역 센트라스'의 35세 이하 당첨자 비중은 25%에 달한다.
이 단지는 3.3㎡당 1900만원에 분양됐다. 전용 59㎡도 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데도 젊은층이 청약에 나섰던 것이다. 이 단지의 최연소 당첨자는 1995년(만 20세)에 태어났다.
35세 이하 세대가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거 나서는 것은 올해부터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해까지는 인기 청약 단지들의 경우 35세 이하 청약 당첨자 비중은 20%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전국에서 인기가 가장 높았던 '래미안 장전'은 35세 이하 당첨자가 18.5%다. 1순위에서만 14만개 청약통장을 모았던 이 단지는 1384가구 중 256가구를 젊은층이 챙겼다.
분양가가 높은 서울의 인기 단지의 35세 이하 당첨자 비율은 더 떨어진다. 지난해 수도권 청약 대박 단지로 꼽히는 '위례 자이'. 청약 평균 경쟁률 139대 1을 기록한 이 단지는 35세 이하 당첨자 비중이 17%다. 아크로리버파크(서울 서초구)와 래미안 에스티지(서초구) 아파트도 35세 이하 청약 당첨자가 전체 당첨자의 17%를 차지한다.
젊은층의 주택 구매가 늘어나는 것은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대출 이자가 저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셋값이 매맷값의 최고 90%에 달하자 돈을 더 보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이자 부담도 줄었다.

여기에다 인기 지역에 공급되는 주택은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 전망이 높다는 판단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택시장보다 분양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이유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은 "매맷값 대비 전셋값이 높아져 주택을 구입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도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30대 중심의 실수요자가 분양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김승현 기자 (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