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롯데쇼핑 회사채 발행에서 사상 첫 수요 미달이 발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내수기업 회사채를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이 금리대를 너무 낮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25일 5년물 1600억원, 7년물 2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쇼핑은 애초에 만기별로 각각 2000억원 발행을 준비했으나 5년물 희망공모금리 범위 내에 들어온 청약금은 1000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같은 등급(AA+) 회사채 대비 낮은(비싼) 공모희망금리(민평대비 -0.18~+0.02%)를 제시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 메리트가 줄어들어 5년물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발행된 5년물의 금리는 2.353%으로 같은 만기 회사채 민평금리대비 0.02%p 가량 높다. 같은날 발행된 현대중공업(AA) 5년물 발행금리는 2.745% 수준이었다.
시장의 한 채권운용역은 "유통 내수 기업에서도 롯데는 크레딧이 좋은 편이다보니 AA+ 등급 내에서도 금리가 낮은 편인데, 현재는 AA+물 자체가 AAA등급과 크레딧 스프레드가 좁혀져있는 상황이라 투자 유인이 줄었다"고 말했다.
청약 전날인 24일, 5년물 AA+ 회사채 민평금리는 2.33%. AAA 등급과 불과 0.033%p 차이에 그쳤다. 작년 2월 0.05%p 수준에 비하면 크레딧 스프레드가 크게 줄어든 것. 따라서 투자자들이 비슷한 금리의 AAA등급 회사채를 두고 굳이 AA+등급를 매수할 메리트가 없어졌다.

다만 "증권신고서에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만기별 발행액이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고, 이번 사항은 희망금리 범위내에 들어온 물량이 부족한 것이지 미매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날 발행을 확정한 현대중공업(AA)는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만기가 짧은 3년물의 경우 1800억원 발행 예정에 42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5년물 발행금리가 2.745%로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며 500억원 예정에 900억원의 청약금이 들어왔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공모희망금리대를 해당 만기 회사채의 개별민평 대비 -0.10~+0.20%로 비교적 넓게 제시한 전략이 유효했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크레딧애널리스트는 "AA급 중 롯데쇼핑 5년물에서 유일하게 미매각이 발생했는데 이미 스프레드가 AAA 5년물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축소됐고,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현대중공업으로 수요가 분산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롯데쇼핑 7년물 발행에는 2800억원이 들어와 계획보다 400억원을 늘린 24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시장에서 우량등급 장기채를 선호현상을 반영한 결과다.
앞선 채권운용역은 "롯데쇼핑 5년물 미달 관련해서 인수합병(MA&A) 이슈를 거론하기도 하는데, 이는 과장된 얘기인 것 같다"며 "펀더멘털 이슈가 있었다면 7년물도 수요가 저조했을 것이고 시장에 7년만기 회사채가 물량이 적어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수요가 컸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참여자들이 우량 회사채의 경우 장기채를, 비우량 회사채는 단기채를 찾고 있어서 우량 발행사 입장에서는 단기물 발행을 줄이고 장기물을 늘리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