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이강혁 서영준 송주오 기자]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 무선사업이 주춤하면서 삼성그룹 전반에 위기감이 팽배하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전체 매출의 70%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무선사업부의 비중은 각각 60.7%, 67.8%에 달한다. 결국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삼성전자 무선사업의 실적 하락은 삼성그룹 전체의 이익감소와 직결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의 위기는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 상황과 맞물려 급성장하는 중국 현지업체의 거센 공세가 가장 큰 원인이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업체에게 속속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올 2분기 이같은 분위기에 맞닥드리며 삼성전자의 실적충격은 현실화됐다. 올 3분기까지도 이익 하락을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활짝 열었지만 올 3분기는 5조~6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점쳐진다. 1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는 최악의 상황이다.
급기야 최근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추석 연휴를 반납하면서까지 중국시장 해법찾기에 팔을 걷었다. 중국시장에 대한 대처가 결과적으로 현재의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답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중국발 쇼크' 돌파는 당면한 과제이자 그룹의 가장 큰 이슈인 셈이다.
◆모바일 사업 이익편중 탈피 전략 '속도'
삼성그룹 차원에서 직면한 위기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돌파해야할 것인지는 이미 큰 줄기에서 답이 나와있다. 최대 강정인 IT·모바일 기술을 통해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삼성만의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선보이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원을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삼성그룹 전반의 사업구조를 보면 단기적인 실적 우려는 기우일지 모른다. 스마트폰이 가져다 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가 오히려 비정상이고 현재의 상황이 정상궤도로 들어온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주력인 전자부문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 전반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각 주력사업에서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은 꾸준하다. 건설과 중공업, 화학 등 다른 사업들도 업종 내 경쟁사와 비교할 때 나쁘지 않다. 수익성이 크게 올라오지는 못하고 있으나 업황이 좋지 못한 이유가 크다.
그룹의 또다른 축인 금융업도 전반적인 업황침체 속에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보험사업의 주력 계열사들이 견고한 실적과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이나 카드 역시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 중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제는 명확해 보인다. 어떻게 모바일 사업의 급격한 추락을 막으면서 의존도를 어떻게 줄여가느냐다. 중국발 쇼크에서 보여지듯 하드웨어 중심의 모바일 강점이 이제는 더이상 강점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됐다. 하드웨어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졌다고 생각됐지만 중국업체들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기술격차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들어 스마트폰과 TV, 냉장고, 세탁기 등 집안의 가전기기들을 통합 플랫폼으로 연동시키는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칭하는 IoT(Internet of Things) 시장을 개척해 하드웨어 강점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역시 이런 연장선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인력수는 지난 2011년 2만7000여명에서 지난해 4만여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글로벌 연구개발(R&D) 인력이 지난해 6만90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큰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1년 12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세계 최고수준인 하드웨어 제품력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한 바 있고 미국 실리콘밸리지역에는 컨텐츠, 서비스 발굴, 소싱 및 개발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제2의 미디어 솔루션센터인 MSCA(MSC America)를 설립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 12월에는 DS부문에 부품부문 소프트웨어 컨트롤타워인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설립해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선행개발,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을 총괄하도록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소프트웨어 인력 저변 확대와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삼성 소프텍' 조직도 신설했다.
◆공격적 인수합병 전략..빨라지는 체질 개선
삼성전자는 최근 인수합병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과거 인수합병이 주로 한 분야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 사업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양한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8월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해 시스템에어컨 등 공조제품의 북미 시장 공략 강화는 물론 B2B, 스마트홈 등 신성장 사업 강화에 나섰다.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는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됐으며 포트워스, LA, 칼라일, 뉴저지에 주요 거점과 500여개 유통망을 통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공조사업의 기반을 강화하고 시스템에어컨 등과 연계한 B2B 사업의 확대를 통해 북미지역 매출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북미에서 시스템에어컨 DVM S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유통역량 강화에 맞춰 물로 열교환기를 식혀 외기온도와 상관없이 고효율을 유지하는 수냉식 시스템에어컨 DVM S Water와 덕트형(Duct) 에어컨 등 북미특화 제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또한 공조 제품은 주택과 오피스 등 모든 건물에 필수 사항이라 향후 스마트홈 사업에도 금번 인수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또 올 9월 캐나다의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인 프린터온(PrinterOn)을 인수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州)에 위치한 프린터온은 1983년 설립됐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수를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고 특히 B2B 고객 확보와 모바일 프린팅 표준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프린터온은 삼성전자 캐나다법인(SECA)에 100%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며 독자적으로 운영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공격적 인수합병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중심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 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상국 경희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모바일 구조로부터 나오는 이익의 편중 현상을 해소하면서 중국 등 글로벌 기업의 견제를 끊임없는 쇄신 능력으로 돌파해야 한다"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재로 반감된 비전 제시 능력을 회복하고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쇄신 분위기를 조성해 조직원의 능력을 집중시키는 게 위기 탈출의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서영준 송주오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