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이강혁 서영준 송주오 기자] 삼성그룹의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작업은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의 목적이 가장 크다.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자녀들의 삼성전자 지배권을 공고히 하면서 사업 자체의 체질을 바꿔 미래 먹을거리를 탄탄한 구조로 가져갔다는 포석이다.
다만 이같은 포트폴리오 개편작업이 결과적으로 영업의 기반이 수익구조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고, 나아가 지분거래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따른 자금사정의 악화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일각의 우려감은 있다. 신성장 동력발굴과 더불어 장기적인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셈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같은 우려감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기업 경영의 기초인 원가 절감과 사업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함으로써 기초체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생산기지 동남아로 'GOGO'
"싸게 만들어야 한다. 원가를 어떻게 절감하는지가 중요하다."
김상국 경희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으로 원가 절감을 꼽았다. 원가절감은 기업들이 수익성 향상을 위해 많이 시도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 원가절감은 중저가로 재편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방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원가절감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는 모바일부터 가전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의 생산기지를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억달러를 투자해 지난 3월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에 연간 생산능력 1억2000만대에 달하는 휴대폰 2공장을 완공했다. 또 호찌민에 오는 2017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해 70만㎡ 규모의 가전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유독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는 이유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세제 혜택이 따르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 인구 비중은 70% 웃돌고, 임금은 중국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더불어 호찌민에 짖고 있는 가전공장은 향후 6년간 법인세를 면제받은 뒤 4년 동안 5%의 세율만 적용받는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에도 휴대폰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2억5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으로 섬이 많은 특성 탓에 무선 통신이 발달했다. 이번 휴대폰 공장 설립은 지역적 특성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지역의 소비자들을 염두에 둔 성격이 짙다.
◆소프트 경쟁력 강화...협력 및 인력 영입
삼성전자의 문제점으로 많이 거론되는 것이 소프트 경쟁력이다. 김진백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의)부족한 것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인텔과는 타이젠 연합을 구축하고 IoT(사물인터넷) 컨소시엄인 오픈인터넷컨소시엄(OIC)에 참여했다. 구글이 주도하는 IoT 컨소시엄 스레드그룹에서도 활동 중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삼성전자의 부족한 소프트웨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든든한 지원군을 얻는 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아울러 또 다른 소프트웨어 경쟁력인 디자인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어느 기업보다 뼈저리게 체감했다. 올초 출시한 갤럭시S5의 후면 디자인을 두고 의료용 밴드 같다는 조롱에 내내 시달렸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지난 5월 갤럭시S5를 디자인 담당한 장동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디자인경영센터 디자인전략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는 부족한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의 우수 인력 영입에 적극적이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디자인연구소 '삼성디자인아메리카(SDA)'에 IT분야 유명 디자이너인 하워드 너크와 나단 포크만을 각각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삼성전자 유럽 디자인연구소 소장으로 독일 디자이너 펠릭스 헤크씨를 영입하기도 했다.
또한 BMW7을 디자인하며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명성을 날린 크리스뱅글과 TV, 스마트폰, 생활가전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걸쳐 협력하고 있다.
디자인은 제품 판매에 있어 결정적 요소로 자리 잡은지 오래됐다. 삼성전자가 디자인을 특화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알파를 출시하고 몽블랑, 스와로브스키 등 세계적인 패선 브랜드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연유도 이런 맥락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상국 교수는 "물건을 못 만드는 기업은 이미 도태됐다"며 "살아남은 기업끼리 경쟁하려면 신상품과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디자인이 잘 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서영준 송주오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