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15일 '슈퍼주총 데이'를 맞아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150개 상장기업의 정기주주총회가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다음주 금요일인 22일에도 포스코와 SK, 한화 등 662개 상장사의 주주총회가 계획돼 있다.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는 관련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각 안건의 통과 여부는 둘째치더라도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예년보다 강화될 것이란 전망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보유 기업 중 강화된 의견제시로 시끄러웠던 곳은 없다. 대부분이 무난하게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만 국민연금이 행사한 의결권 세부내용은 이날부터 2주 후에 공개되도록 정해져 있어 어떤 지분보유 기업의 안건들에 대해 어떻게 의견제시가 이뤄졌는지는 파악이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열린 지분보유 기업들의 주총에서는 주로 재무제표 승인 건이나 이사 선임안 등에 배당 문제나 과도한 겸임 등을 문제삼아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국민연금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이상 주식을 보유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이들 기업 평균 보유지분율은 7.7% 수준이다. 오전에 주총을 끝낸 삼성전자에도 7% 지분을 보유 중이고 현대차 역시 6.75%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지분보유 기업의 주총 안건과 관련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확정했다. 서면결의 형태로 수탁은행인 신한은행을 통해 의견은 이미 해당 기업에 전달된 상태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위원회 결과는 주총 2주 후 공시하도록 돼 있어 현재로서 어떤 의견들이 제시됐는지 세부 행사내역을 알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연금으로부터 의견을 전달받은 복수의 기업들에 따르면 지난해보다는 반대 의견 제시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총 안건 처리는 별다른 문제없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마무리됐다"며 "국민연금이 특정의안에 반대표를 낸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기업의 관계자도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 안건에 대부분 찬성했다"며 "원안 처리도 잡음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의 의견제시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와 상관없이,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이사 선임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됐다. 또 현대차 주총도 정의선 부회장과 김충호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 주요 안건 모두가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9.5%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지위에 있는 제일모직 역시 이사 선임 승인 등 주요 안건이 국민연금의 특별한 문제제기 없이 마무리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상법개정과 맞물려 정관변경 건이 주총 안건에 많이 올라오면서 반대표 행사가 많았던 점에 비춰, 올해는 대부분의 지분보유 기업에서 민감한 이슈가 거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 한해 동안 총 2565건의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가운데 찬성은 82.8%, 반대는 17.0%, 중립은 0.2%였다. 이는 지난 2011년(반대 7.0%)에 비해 두 배 이상 반대 의견이 높아진 결과다.
이런 맥락에서 연초 동아제약의 분할계약승인 안건에 대해서 국민연금이 강한 반대의사를 내비치면서 올해 주총시즌에 상당한 입김을 내뱉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다만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 등 의결권 행사 강화와 주주권 행사에 대한 매뉴얼이 아직 명확치 않아 입김이 제대로 각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관련, 최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의결권 뿐 아니라 주주권도 과감하게 행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향후 주주제안이나 대표소송, 투자자 연대 등 주주권 행사 매뉴얼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