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코 상품 자체가 불공정" 주장엔 은행들 '전승'
- 기업들 전략 바꿔 "충분한 설명없었다"로 승소
- 원고 청구 기각·개별 협상 많아 소송 규모 확대 한계
[뉴스핌=한기진 기자] 키코(KIKO·환 헤지 파생금융상품) 피해 기업들이 처음으로 승소함에 따라 은행권이 완승했던 소송의 판세가 흔들릴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소송에 나섰던 기업들은 피해액 전부에 대해 싸움을 걸 수 있고 새롭게 소송 전에 나설 기업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키코 피해 기업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210여 개사가 1심 소송을 시작한 이후 소송 중에 10개사가 취하했고 현재까지 195개사가 판결선고를 받았다.
이 중 37개사는 은행이 10~50%의 손실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로 패소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이들 중 엠텍비젼, 테크윙, 온지구, ADM21 등 4개사만 법원(민사 21재판부 최승록 부장판사)으로부터 은행의 60~70% 배상책임을 받아내 승소했다.
2010년 12월 시작된 2심 소송에는 135개사가 나섰고 이 중 9개사가 취하했다. 현재 20개사가 패소했고 GCS, 대동시스템, 성진섬유산업, VFK헤드, 두영 등 5개사는 소송 중이다. 다른 20개가 9월 중에 변론을 시작할 예정이고 66개사는 날짜가 잡히지 않았다. 15개사는 대법원이 상고에 대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지 않은 기업이 321개사 달하는 셈이다. 또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8대 국회때 밝힌 자료에 따르면 키코 피해 중소기업 수는 총 471개에 피해액은 3조4000억원이다. 공대위는 이보다 훨씬 많은 “1000여개 업체가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은 낮다. 법원이 2010년 11월에 118개사에 대해 판결할 때 99개사의 원고 청구를 기각했고, 과다하게 헤지된 19개의 사건에 대해서만 인용한 바 있다. 새롭게 소송에 나설 기업이 제한적이지만, 일부 피해에 대해서만 소송을 제기했던 것에 더해 피해 전 부분으로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고 해도 소송의 규모가 커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그동안 피해기업에 여신지원 및 출자 전환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7000억원 대의 손실이 발생했던 태산엘시디가 자본잠식에 빠지자 회생절차와 출자전환을 통해 정상화시켰다. SC은행은 800억원의 손해를 입었던 디에스와 소송까지 갔지만 출자전환과 장기저리대출로 사태를 마무리했다.
은행권이 우려하는 것은 이번 패소의 이유가 은행의 상품설명의무 위반과 같은 불완전판매나 대출을 조건으로 키코를 끼워 넣은 이른바 '꺾기'가 한몫을 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소송에서 기업들은 “키코 상품 자체가 은행에 유리하게 설계된 불공정한 상품”이라고 주장했다가 모두 졌지만, 이번에는 판매과정을 문제 삼아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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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