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보완된 확인서 제출 예정...해명으로 입장 선회
-채권단, 법률검토...매각 진행? MOU 해지? '모두 부담'
[뉴스핌=이강혁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채권단의 프랑스 나티시스은행 대출과 관련된 자료제출 요구에 "제2차 확인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그룹이 기존의 '자료제출 거부'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채권단의 판단이 주목된다.
다만 현대그룹이 '완전한 거부'에서 다소 입장을 변화해 '해명'의 의지를 보강했다는 점에서 채권단이 양해각서(MOU) 해지로 가닥을 잡아가기는 다소 부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그룹은 14일 오후 입장 자료를 통해 "나티시스은행을 간신히 설득해 추가로 13일자 2차 확인서를 발급받아 이날 오후 늦게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2차 확인서에서 나티시스은행은 '본건 대출과 관련해 제 3자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보증한 사실이 없다'고 추가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이 같은 2차 확인서 제출은 사실상 채권단이 요구한 대출확인서 및 그에 준하는 구속력 있는 텀시트(Term Sheet) 제출에 대해 기존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한 것으로 논란이 잦아들 수 있을지 미지수다.
채권단이 요구한 자료제출 최종 시한이 이날 자정까지로, 현대그룹은 그동안 "대출계약서 제출 요구는 일반적인 인수합병 관례상 유례가 없은 것"이라며 대출계약서 등 자료제출을 거부해왔다.
체권단은 현대그룹이 이미 제출했던 제1차 확인서가 '현대건설이나 현대그룹 계열사가 대출금에 대한 담보나 보증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제 3자의 가장납입 등 의혹이 부풀려지며 그 구속력 여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때문에 현대그룹은 이번 2차 확인서에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채권단의 소명은 물론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이 제기하고 있는 제 3자 담보나 보증, 가장납입 등의 의혹 부분에 대해 '명쾌하게 아니다'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현대그룹 측은 "그간 제기된 넥스젠 등 제 3자에게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 또는 현대건설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거나 보증을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넥스젠 등 제 3자가 나티시스 은행에 담보제공 또는 보증을 하여 본건 대출이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 앞으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허위였다는 점이 명백하게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상선 프랑스법인 명의의 잔고증명서가 불법적인 가장납입의 경우에 해당한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제기와 관련해 나티시스 은행은 적법한 대출로 인출된 자금이 현재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의 두 계좌에 그대로 들어있다고 재차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현대그룹의 2차 확인서 제출은 여전한 논란을 예고한다. 채권단이 구속력 여부에 어떤 해석을 내릴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확인서를 인정하면 추가적인 후폭풍이 예상되고, 해지 절차 역시 현대그룹과의 소송전에 따른 법적책임이 부담이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이에 대해 "현대그룹이 2차 확인서를 제출하는 대로 매각자문사와 법률자문사를 통해 법률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법률검토와 채권단 운영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 주주협의회를 통해 내주 초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과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채권단이 무리하게 대출계약서나 그에 준하는 증빙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입찰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확인서 재확인에 나선 현대그룹과의 우선협상대상 MOU 해지 절차에 돌입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더구나 현대그룹이 기존 '불가' 입장에서 약간의 변화를 보이면서 2차 확인서에는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 등 증빙자료 효과 부각에 나섰다는 점에서 현대그룹과 채권단 간 절충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아직 열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MOU를 해지하고 현대차그룹과 매각 협상을 다시 진행한다고 해도 현대그룹이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 등의 변수가 남아 있고, 채권단도 현대그룹으로부터 제기될 각종 소송 부담이 크다"면서 "다시 현대그룹과 협상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면 굳이 채권단이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정치권 일각에서 국정조사 추진 의지까지 비추는 등 파장이 확대된 탓에 확인서를 구속력 있는 증빙자료로 인정하는 것이 부담이라는 후문이다.
현대그룹은 이와 관련, "채권단의 대출계약서 및 그 부속서류 제출요구는 법과 양해각서, 그리고 입찰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M&A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고,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완전히 벗어난 것임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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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