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 법률검토 이미 착수, 진 위원장 "절차대로"
[뉴스핌=한기진 기자]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이 기어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 이젠 ‘전면전(全面戰)’ 치를 일만 남았다.
황 전 회장이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의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내자 오히려 황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했던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 역시 소 제기를 비롯한 본격 맞대응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금융당국과의 갈등에 따른 부담을 불사하고 ‘명예회복’을 위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기를 선택했고, 이젠 끝장을 보기 위해 달릴 수 밖에 없게 됐다.
손해배상소송 실익과는 상관없이 부담스런 일로, 황 전 회장이 조용히 물러나 골치 아픈 다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금융당국 내부의 기류도 이젠 정반대로 흐르게 됐다.
◆ 소송하기도 않기도 부담스러웠던 예보
법적 소송의 실익에 대한 고민은 황 전 회장만이 아니라,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보도 마찬가지였다.
예보가 먼저 손해배상소송을 걸면 황 전 회장과 우리은행의 CDO(부채담보부증권) CDS(신용부도스와프) 투자손실 1조6000억원에 대한 책임소재를 법정에서 싸워야 한다.
황 전 회장이 법정싸움에서 이기면 그는 먼저 소송을 걸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예보가 그에게 역전 기회를 주는 셈이니 소송여부에 대해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예보 경영진 사이에서는 골치 아픈 문제는 당분간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다만 예보가 손배소를 걸지 않으면 자칫 부실에 대한 문책소홀로 감사원 감사를 받을 수 있는 등 주변의 여론에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었다.
예보 고위관계자는 “소송을 하지 않았을 때는 징계를 내리고서도 주저하는 이유가 있어서라는 비판이 있고, 막상 소송을 제기했을 때는 이 일에 따른 복잡한 과정들로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 금융감독당국, 소송은 절차상 당연 확고
지난달 6일 오전 “우리금융이 황영기 전 회장에 대한 소송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가자,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예보에 전화를 건다.
‘절차대로 소송은 한다. 언론에 소송을 하지 않을 것처럼 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통화내용이었다.
황 전 회장측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면서도 소송방침은 확고했던 것이었다.
예보도 이 시점 즈음 우리금융에 주문을 내린다. “법률검토를 시작해라”였다.
이미 손해배상소송의 준비는 착수됐던 것이다.
먼저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딜레마에서 벗어난 지금, 예보는 결국 소송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할 부분”이라며 “금융위원회 판단을 본인이 수용 못하고 법정에서 다투겠다면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절차란 손실에 따른 사실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필요시 법적조치를 위하는 것으로 손해배상소송이 수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