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감독권의 주체를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한 게 핵심인 터에, 오히려 금융위는 존재를 부정 받고 있어 관심을 끈다.
심지어 금융위원회가 정점에 서 있는 지금의 국내 금융감독체계를 그대로 두고서는 거시감독 강화 방안 제도화에 매달리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으로까지 번졌다.
그렇다면 이 논자들은 왜 금융위 역할을 부분적이나마 부정하고 나선 것일까?
◆ 현 감독시스템 정점에 있으면서 신뢰확보 못한 탓?
올해 나온 미국 의회보고서는 “현행 감독체계의 문제는 위기가 임박할 때까지 시스템리스크를 파악하고 관리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에서 나온 통렬한 반성과 분석으로 나온 결과다.
거시건전성 감독기능 강화가 위기 이후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핵심 과제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시건전성감독이란 금융시스템 위험을 막고 완화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 중요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규제운용, 또한 조기경보시스템과 스트레스테스트 및 정책대응 수단을 요구하고 있다.
G20 산하 FSB(금융안정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자본규제, 보상체계, 회계제도 등의 금융규제개혁도 거시건전성감독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조치들이다.
이처럼 국제적 차원의 거시건전성 감독이 화두로 떠오르자 현재 금융감독체계의 근본적 한계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현재는 공무원 조직인 금융위원회가 정책과 감독을 총괄하고 산하 민간 기구인 금융감독원이 집행을 하는 구조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공무원 조직은 엄격한 관료체계와 직원들에 대한 보수 문제 등으로 인해 조직 운용의 유연성과 전문성이 떨어져 금융기관 감독에 대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시장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민간 기구에 재량적 판단을 부여하고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금융감독체계 한계를 경제학자들은 물론 금융위 안팎에서도 인정하고 있지만 정치적 논리로 인해 현 정권하에서 개편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 주장에 따르면 금융정책업무는 기획재정부가 담당하고 기획재정부의 예산업무를 정부 직속기구로 두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이는 참여 정부시절의 정부조직으로 돌아가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 금융위-금감원-한은 분업과 협업 불충분에 무용론?
특히 김 교수가 우려하는 대목은 관치금융의 남용이다.
금융위가 감독업무 전반을 틀어쥐려 하면서 금감원과 갈등이 상존한 채 운영되고 있고 한국은행 예보 등 다른 감독기구와의 공조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뜨거운 논쟁을 벌이며 눈총을 받았던 한국은행과 금감원 사이의 공동검사권 문제나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엇박자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홍영기 금감원 거시감독국 금융통계분석팀 수석조사역은 “거시건전성감독을 위해서는 재정정책,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정책과 체계적이고 밀접한 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상조 교수는 “현재의 감독체계를 유지하려면 한국은행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협조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위기 발생 시 긴급 유동성 지원 등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일정조건하에서 직접조사권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홍범 경상대 교수 역시 “한국은행이 정책적인 판단을 하고 수단의 선택 및 운용을 금융감독원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결국, 금융위원회가 감독시스템의 정점을 이루며 총괄하면서 금감원이나 한국은행이 변방에 밀려난 구조에 대한 비판적 대안 모색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거시건전성 감독강화과정에서 힘겨루기가 예상되는데, 금융위의 존재가 거시건전성 감독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김상조 교수는 “금융위-금감원-한은의 분업과 협업이 중요한데, 금융위의 존재는 개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금융위가 금융감독 업무를 독점하려고 하면서 협업을 어렵게 한다는 점, 개별 금융사에 대한 미시적 감독 밖에 못하고 있는 금융감독시스템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는 점 등이 금융위 무용론을 낳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