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신동진 기자(사진)] CJ제일제당이 지난 17일부터 설탕값을 평균 8.9% 인상한다고 밝혔다. 설탕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업계의 발표가 터지면서 국내 시장은 물가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물가인상 우려에 대한 부담은 항상 CJ제일제당, 대한제당, 대한제분 등 소재식품업체가 떠안아왔다.
때문에 소재식품업체들은 적자를 내면서도 가격인상은 쉽게 할 수 없었다. 반면 SPC그룹, 롯데제과, 농심 등 가공업체들은 이런저런 이유 등을 들며 소재식품보다 자유롭게 가격인상을 단행해왔다.
일각에서는 물가인상의 주원인이 소재식품인지 아니면 2차 가공업체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설탕값 인상이야 원가를 반영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공업체의 가격 인상이라는 것이다.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설탕값 인상이 아니다. 설탕을 원료로 하는 가공업체들의 가격 올리기로 인한 생활물가의 흔들림이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은 소재식품보다 가공업체들의 가격인상이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 생활물가 인상, 진짜로 원재료 값?
통계청이 5년마다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는 품목을 대상으로 가중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중치를 100으로 보았을 때 설탕, 밀가루가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0.03%와 0.01%로 480여개 품목중 372위, 453위로 영향이 아주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원자재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적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설탕이나 밀가루를 이용한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이라는 것이다.
최근 인상을 단행한 설탕값을 놓고 따져보면 1kg 출고가는 1109원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반면 10년 전에 대부분 500원이었던 제과, 제빵 제품들은 최근 거의 1000~1500원에 달한다. 심지어 시중 커피숍에서 파는 케익의 경우 한조각에 4000원을 육박한다.
시장관계자는 "설탕값이 10% 올랐을때와 가공식품이 10% 올랐다고 가정했을 때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어떤것이 영향을 더 미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 소재식품 뒤에서 가려진 2차 가공업체들
소재식품업계는 물가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실적 악화를 떠 안아야 한다는 것에 불만을 토로한다.
소재식품들의 물가안정에 대한 부담은 실적 악화로 돌아온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원당 값이 올해 들어 80% 이상 급등해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안정에 대한 부담으로 최소한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업계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원당 값이 급등하며 업계들의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상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재식품들의 원가부담, 이러한 부담은 밀가루, 설탕 등 소재식품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안고 있는 어려움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소재식품업체들은 환율, 고곡물가의 영향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제과, 제빵 등 2차 가공업체들이 소재식품 가격 인상 등을 계기로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려 이익을 낸 것과 비교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SPC그룹의 유명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빵값을 2번 인상했다. 지난해 3월에 빵값을 10~20% 올린 데 이어 11월에는 우유식빵, 밤식빵 등의 가격을 각각 27%, 17% 올렸다.
제분업체들이 7월에 최대 20%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달걀, 식용유 등 다른 원부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올린 것이다.
이를 통한 이익은 달콤했다. 파리바게뜨를 소유하고 있는 SPC 계열사 '파리크라상'은 지난해 매출액 7837억원, 영업익 333억원, 당기순이익 221억원을 기록했다. 순익의 경우 전년비 179억원에 비해 23% 이상 급등했다.
반면 대한제분은 지난해 1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의 300억원 흑자에서 무려 430억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2차 가공업체가 더이상 소재식품업체들의 뒤에 서서 가격을 올리면 따라 올리고, 내리면 요지부동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서민 물가를 위해 가격을 인하하는 대승적인 자세를 갖추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