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병원을 찾은 40대 회사원 박모씨는 평소에도 술자리가 잦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연말연시 모임이 겹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술자리를 가졌다.그러더니 허리와 엉덩이에 아주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찿았다. 특히 걸을 때 한쪽다리를 심하게 절며 고통스러워했다. 허리디스크가 의심된다며 내원했던 것. 하지만 검사 결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판정을 받고 어리둥절해 했다.
대퇴골두무혈성 괴사는 대퇴골두(엉덩이관절)로 가는 혈관이 어떤 이유로든 막히거나 눌려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질 않아 넓적 다리 뼈의 머리 부분인 대퇴골두의 뼈 세포들이 죽으면서 썩어 들어가는 무혈성괴사증(피가 안통해 뼈가 썩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관절 주위에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한 병으로 전체 고관절 질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매년 4000~5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대퇴골 경부골절, 탈구 등의 외상에 의한 것과 외상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비외상성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비외상성으로 발생하는 것이 많으나 외상이 없이 발생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에 대해 왜 대퇴골두에 혈류가 차단되는지 명확한 원인은 아직도 규명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등의 동양인에서 발병률이 높고, 소주, 막걸리 등을 자주 마시는 30~50대 남자 환자에게서 잘 발생하며, 스테로이드 약물의 장기간 과다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초기에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어느 날 갑자기 통증을 느끼는 데 이 때는 이미 괴사가 상당 시간 진행된 상태이다. 또한 걸을 때 허벅지와 무릎이 아파 다리를 절게 되고 엉덩이와 허리에 통증이 있어 디스크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
모든 병이 다 그렇지만 특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에 진단할수록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단방법으로는 먼저 방사선 검사를 시행한다.
그러나 초기에는 단순 방사선 검사에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위원소를 이용한 골주사검사(BONE SCAN)나 자기공명검사(MRI)촬영이 필요하다. MRI는 초기의 병의 유무를 확인하는데 유용하며, 또한 대퇴골두 괴사의 범위와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준다.
만일 초기에 이 병으로 진단 될 경우 대퇴골두의 구멍을 뚫어주는 다발성 천공술, 핵심 감압술,절골술등의 수술방법이 이용되나 병이 진행되어 방사선 사진상 대퇴골두의 파괴가 확실한 경우에는 인공관절치환술(고관절 전치환술)이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고관절 전치환술이 시행되면서 수술 후 빠른 보행이 가능하고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이탈과 탈구 등을 방지해 합병증을 현저히 줄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특별한 예방법은 위험인자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술자리 및 스테로이드 약물은 가급적 피하고 겨울철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외상을 주의는 것이 좋다.
[이춘택 이춘택병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