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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금융시장과의 견해차 극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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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 깨졌다."

백설공주에 나오는 마법의 거울 얘기가 아니다. 최근 미국 연준(Federal Reserve)과 금융시장, 정확하게는 국채시장과의 상호반영 관계가 깨어졌다는 얘기다.

채권시장의 수익률곡선이 몇달째 역전양상을 지속하고 있는 점이나, 장단기 시중금리가 오랜 기간 기준금리를 크게 밑도는 양상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연준은 금리를 결정할 때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의 주시한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정책결정과 발언을 낱낱이 분해한다. 서로 정보를 얻고, 영향을 주고 받는다.

하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한다고 말해도 채권시장이 이를 무시한 듯 금리하락으로 응수하고, 반대로 시장에서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아우성인데 연준관계자가 아직은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보자면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지금 연준과 시장은 '깨진 거울'을 통해 서로를 비난하고 있는 듯 하다. 연준은 시장의 경기와 물가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를 존중하지 않으며, 계속 시장이 자신들이 견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한다.

미국 국채시장의 지표금리인 10년물 금리는 연준이 최근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6월 하순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10월에는 일시 반등했던 금리는 최근들어 다시 단기저점을 테스트하려는 시도를 나타냈는 중이다.

(이 기사는 23일 17.25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연준, 화해시도와 규율회복 시도 사이에서 동요

최근 연준은 한 차례 시장과의 화해를 시도한 바 있다. 최근 중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윌리엄 풀(William Poole)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인상 가능성과 인하가능성이 균형을 이뤘다"며 "연준이 한 걸음 물러날테니 시장이 균형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이 같은 풀 총재의 견해는 "최근 몇 주동안 인플레이션 급등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상황인식에 기초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인플레지표에 대해서 "긍정적"이라고 논평했으나, "아직은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풀 총재는 그린스펀 시대(Greenspan Era)에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력 평가에서 그린스펀 다음 가는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지금은 버냉키의 시대다. 당연히 버냉키 의장의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가장 크고 독보적인 가운데, 시장에 영향을 많이 주는 연준관계자는 마이클 모스코우(Michael Moskow)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강력한 인플레이션 강경론자로 부상한 상태다.

물론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같은 초강경론자가 있는가 하면,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총재처럼 공식적으로 금리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강경파도 있지만, 시장의 영향력 면에서는 한 수 뒤로 접어둔다.

결국 다소 온건한 강경파의 이미지를 보존하고 있고, 멤버 중 빈 자리 때문에 대신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풀 총재가 앞으로 계속 투표권을 행사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연준과 시장을 화해시킬 적절한 인물인 것 같다.

버냉키 의장은 이미 시장과 한차례 난투극을 벌인 뒤 뒤로 물러나 있는 상태인데, 컨센서스의 수렴 여부와 상황이 허락하는 한에서 필요에 따라서는 그가 직접 나서서 결정타를 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시장은 그 동안 이른바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의 존재를 믿어왔지만, 이미 지난 IT버블 붕괴를 통해 이 같은 그린스펀 풋은 이미 제거된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문제는 이른바 '그린스펀 풋'이 아니라면 금융시장의 붕괴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시장의 규율을 회복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는데 있다. 그린스펀이 시작한 '점진주의'적 금리정책 대응은 버냉키로 이어졌지만 자본시장에 강력한 규율을 창출하는데 실패했다.

2년간 425bp 금리인상으로도 장기금리가 하향안정화된 것은 사실상 정책적인 실패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이 과도하게 늘어난 상황에서 낮은 높은 리스크에 낮은 투자수익률이라고 기꺼이 감수하려는 금융시장의 "쏠림" 현상도 이런 상황에 일조했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질서하고 급격한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기 싫은 연준은 말을 듣지 않는 시장과 화해해야 할지 강한 규율을 확립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편 이 같은 연준의 동요는 내부적인 경기 및 정책판단이 컨센서스 형성, 나아가 정책 투명성과도 관련된다. 이는 '민주적인 버냉키'라는 모토하에서 실험되고 있는 또다른 연준의 변화다.


◆ FOMC, 래커 총재 불만 수용한 듯

지난 주 발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자면 연준은 그 어느 때보다 '현상유지'에 만족하는 모양이다. 다만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확산된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최대 우려요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뿐이 아니다. 위사록 공표 이후 연준관계자들의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계속 인플레이션 압력이 우려된다고 소리쳤다. 그러나 이 시점은 공교롭게도 지난 10월 미국 생산자 및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거나 둔화되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후퇴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

금리선물시장과 채권시장은 동요했다. 내년 1/4분기, 즉 3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던 입장에서 후퇴했다.

하지만 시장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 내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며 연말까지 두 차례 금리인하를 통해 연방기금금리가 4.75%에 이를 것이란 예상을 버리지 않았다.

연준과 채권시장의 싸움에서 득을 본 것은 주식시장이었다. 경기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또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쳐대니,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고 나아가 내년에는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 줄 것이란 기대까지 있다고 하니 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갔다.

10월 의사록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멤버들의 견해가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총재의 견해로 약간 기울어졌다는 사실이다.

의사록은 래커 총재가 금리동결에 반대한 이유에 대해 그가 "수 분기 내로 근원물가압력을 안정된 수준까지 확실히 하락할 수 있도록 보증하려면(help ensure)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래커 총재의 반대이유가 좀 더 간결해지면서 강도 역시 낮아졌다. 9월 회의에서 래커 총재는 "금리를 동결하는 경우보다 물가압력을 더 빠르게 하락시키려면(bringing down)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되어 있다.

8월과 9월의 반대 이유는 좀 더 길고 장황했는데, 이 같은 표현의 길이와 어조의 차이까지도 전문가들은 놓치지 않는다.

10월에 반대의 이유가 간결하고 어조도 누그러진 것은 바로 FOMC가 래커 총재의 우려를 어느 정도 수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10월 의사록에서는 일부 정책결정자들이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이 장기물가안정에 어울리는 수준보다는 높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는데, 바로 이 지점은 래커 총재가 제기한 우려요인이었다. 결국 이 정도로 자신의 우려가 반영되었기 때문에 래커 총재는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10월 연방은행들의 재할인율 결정회의에서는 래커 총재와 함께 금리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던 모스코우 총재가 다수 진영으로 가담함으로써 래커 총재가 이끄는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만 금리인상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쨌거나 래커 총재가 금리동결을 반대할 수 있는 기회는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 12월 12일 FOMC는 그의 마지막 투표권 행사 기회이며, 내년에는 모스코우 총재가 참여하면서 강경파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투표권을 되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항상 참여하게 되는 뉴욕연방은행 총재를 제외하면 마이클 모스코우 시카고 총재,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총재, 토마스 호닉 캔자스시티 총재 그리고 캐시 미네한 보스턴 연준 총재 등으로, 여전히 강경파의 목소리에 좀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 수익률곡선의 행태에 대한 연준의 폄하

금융시장과 연준의 대립각은 수익률곡선에 대한 연준의 평가에서 단적으로 확인된다.

2년-10년 국채금리 스프레드는 연초에 실시적으로 역전되었다가 복구되는 듯 했으나 지난 6월부터 다시 역전되기 시작, 최근까지 그 역전 폭이 심화되면서 이번 미국 경기회복 사이클 내에서는 가장 심각한 상황을 연출하는 중이다.



하지만 주요 연준관계자들은 장기금리의 하향안정 양상이 '수수께끼'라고 말하면서도, 이 같은 양상이 경기둔화를 예측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태도 혹은 평가는 바다 건너 다른 나라 중앙은행 총재의 의견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며, 해외금융시장 참가자들 역시 중요한 의미를 둔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미국 경기를 잘 체감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경기침체를 예상하기 힘들다는 주된 근거로 제시되곤 한다. 금리시장의 비관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우려는 미국 금융시장에서 다수 의견은 아니라는 말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연준 관계자들은 또한 "인플레이션을 잘 억제할 것이라는 신뢰의 형성"을 이 같은 금리하향 안정의 기초적인 배경으로 본다.

그러나 이들은 또한 시장이 연준의 말은 듣지 않거나 고의로 무시한 채 연준의 정책결정을 예측하는 과정을 통해 돈을 버는데만 치중하고 있거나, 혹은 연준의 정책전망에 대해 과도한 낙관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시장의 태도는 필연적으로 금융여건을 완화시킴으로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연준이 좀 더 긴축적인 태도를 고수할 수밖에 없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이 연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번 주 케빈 와시(Kevin Warsh) 연준이사는 "채권금리만 가지고는 미국경제가 약화될 것이라고 과도한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채권시장은 경기를 예상하고 있다기 보다는 다양한 이유에서(아마도 글로벌 과잉저축 혹은 과잉 유동성 때문에) 낮은 투자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돈을 빌려주는데 익숙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판단이 맞는다면 낮은 장기금리는 소비와 투자 그리고 경기를 부양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완화적인 금융여건은 연준의 금리인상 노력에 대한 상쇄요인이 된다.

물론 와시 이사는 이 같은 시장에 대한 해석이 긍정적인 신호와 잡음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연준은 상당히 겸손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발언의 진의를 가려내기는 힘들지 않다.


◆ G20의 인플레이션 경각심 호소

연준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고는 글로벌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이 밝힌 것처럼, 최근에는 세계화 때문에 연준의 정책결정 역시 더욱 세계적인 여건 변화를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물론 그 동안 세계경제가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세계화에 종속되어왔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은 이미 글로벌한 정책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나 쏠림 현상의 배경에는 글로벌 과잉유동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준의 정책행보는 일국적인 변수에만 종속될 수는 없게 됐다.

특히 그 동안 세계화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경감시켜주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았으나, 지금은 이런 영향이 지나가고 오히려 글로벌 생산여력의 감소로 인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될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G20 회담은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세계금융시장에 날렸다.

이 회의에 참석한 버냉키 연준의장은 세계경제의 인구학적 변모가 지니는 정책적 함의에 대해 논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쟁점에 대한 논의는 역시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강조하는 면이 있다.

연준은 최근 수년간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미국의 인구변화와 경제활동참가율 둔화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은 FOMC 의사록을 통해 시장에 전달된 바 있다.


◆ 깨진 거울 다시 복원해야.. 새로운 기제 마련도 필요

지금 당장은 시장과의 불편한 관계를 복구하기 어려워보이지만, 연준은 계속 시장과의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최근 지표가 생각보다 약하게 나오고 있어 이것이 연준의 추세인식과 괴리되면서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대화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깨진 거울'은 다시 복원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는 일본은행(BOJ)의 10월 의사록 내용이 인상적이다. 정책심의 위원들은 최근 지표결과가 자신들의 물가추세에 대한 판단과 다소 편차를 보이고 있어 시장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금으로서는 금리를 쉽게 움직일 수 없고 명확한 시그널을 보낼 경우 시장에 과도한 기대나 동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소통은 더 중요한 문제로 부상했다.

美 연준도 마찬가지다. 연준은 최근 지표가 예상했던 것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자신들의 추세인식을 변화시킬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는 듯 하다. 무엇보다 주택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그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까지 확립된 모습이다.

따라서 지금 경기의 급격한 둔화로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장을 다독이면서 자신의 경기판단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연준이 12월과 1월 회의까지는 금리동결을 이어갈 것이라는데 시장이 합의한 모양이므로, 사실 연준은 지표를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벌어두었다.

다양한 편차를 수반하며 등장하게 될 거시지표들을 점검하며서 시장의 보이게 될 과도한 기대 내지 충격을 제어하려면 연준은 좀 더 향상된 커뮤니케이션 기제를 만들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이런 점에서 당장은 물가안정 목표제와 같은 컨센서스 형성이 어려운 과제보다는 전망보고서를 좀 더 자주 제출하는 방식 등 점진적인 기제의 도입이 시장과의 인식편차를 좁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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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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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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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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