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NC 이재학이 2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
- 704일 만의 복귀 이후 최악의 2이닝 3실점을 했다
- 복귀 후 제구 난조와 피홈런 속에 재정비가 과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704일을 기다려 다시 밟은 1군 마운드였다. 첫 등판에서는 희망을 보여줬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NC 이재학의 복귀 시즌은 또 다른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NC 이재학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4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NC가 5위 두산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경기였지만, 이재학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팀도 2-5로 패하면서 두산과 격차가 7경기까지 벌어졌다.

더 뼈아픈 것은 이날이 다시 잡은 선발 기회였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삼성전에서 구원으로 보직을 옮겼다가 한 경기 만에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결과는 복귀 후 가장 짧은 2이닝에 그쳤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7.04까지 치솟았다.
이재학은 NC에서 단순한 베테랑 투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NC의 창단 과정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부터 선발진의 중심에 섰다.
특유의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나오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2013년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이후 오랜 시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NC 마운드의 역사를 함께했고, 올해 복귀 전까지 통산 306경기에서 1425.1이닝, 85승 88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재학은 NC 구단 역사에서 가장 많은 승리와 이닝, 탈삼진을 쌓아온 투수다. 화려한 외국인 에이스와 젊은 투수들이 거쳐가는 동안에도 긴 시간 NC 마운드를 지킨 상징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팔꿈치에 이상이 생기면서 그의 시간이 멈췄다. 처음에는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고 재활을 시작했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4월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수술만 넘는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재활 과정에서 손톱과 팔 등에 통증까지 생기면서 복귀 시점이 계속 늦어졌고, 이재학은 2025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24년 10월 1일 롯데전 이후 1군 마운드에 다시 서기까지 무려 704일이 필요했다.
기다림 끝에 찾아온 지난 5일 키움전은 성공적이었다. 이재학은 4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막았다. 최고 구속도 시속 143㎞까지 찍었고 주무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섞어 긴 공백을 느끼기 어려운 투구를 펼쳤다.
이재학에게는 성적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이재학은 복귀 다음 날 "공백이 긴 것을 안 느끼려고 했다. 여러 감정 때문에 그걸 조절하느라 힘들었다"라며 긴 재활 끝에 다시 1군 마운드에 선 심정을 털어놨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이재학은 "예전에는 너무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 스스로를 힘들게 옥죄었다면, 재활을 거치며 최대한 쫓기지 않고 편안하고 여유 있게 던지자고 마음을 리셋했다"라고 했다. 704일 만의 복귀전은 그렇게 베테랑의 새로운 출발점처럼 보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실전이 반복될수록 오히려 수술 이전 이재학의 장점을 보여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11일 한화전에서는 5이닝 동안 6피안타와 2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6실점(4자책점)했다. 18일 롯데전에서도 2.1이닝 5피안타(1피홈런) 2실점에 그치면서 두 경기 연속 선발투수로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결국 NC는 변화를 택했다. 22일 삼성전에서는 이재학을 선발이 아닌 구원으로 투입했지만 2이닝 동안 3피안타를 맞았고 홈런 하나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복귀 후 4경기에서 13.1이닝 동안 홈런만 4개를 허용했고 평균자책점은 6.08까지 올라갔다.
29일 두산전은 다시 한번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였다. NC의 가을야구 희망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고, 이재학에게도 다시 선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무대였다.
하지만 결과는 2이닝 3실점이었다. 안타 4개와 사사구 2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은 하나뿐이었고, 떨어진 구위를 정교한 제구로 보완하지 못하면서 타자와의 승부를 어렵게 풀어갔다.
수술 후 돌아온 투수에게 구속만으로 현재 상태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재학은 원래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라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직구와 체인지업의 속도 차, 코스 공략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더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직구 구속 자체보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느냐다. 복귀전에서도 볼넷 3개를 허용했고, 한화전에서 2볼넷과 몸에 맞는 공 하나, 롯데전에서도 볼넷 하나를 기록했다. 29일 두산전에서는 2이닝 동안 사사구 2개가 나왔다.

장타 허용도 늘었다. 복귀 첫 키움전에서는 홈런을 내주지 않았지만 이후 한화전 2개, 롯데전 1개, 삼성전 1개 등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맞았다. 복귀 후 첫 4경기 13.1이닝에서 피홈런이 4개였다는 것은 이재학처럼 정교한 코스 공략이 중요한 투수에게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숫자다.
결국 구속과 제구는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이전보다 공의 힘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를 더욱 정교하게 활용해야 하지만 제구까지 흔들리면 불리한 카운트가 늘어나고,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은 타자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 달도 되지 않은 결과만으로 이재학의 복귀를 실패라고 규정하기는 이르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704일 동안 1군 실전에서 떨어져 있던 36세 투수가 단 몇 차례 등판만으로 과거의 경기력을 완전히 되찾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올해 이재학의 퓨처스리그 실전도 많지 않았다. 6월 14일 KIA전에서 1.1이닝, 8월 20일 삼성전에서 3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였고, 이후 곧바로 1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왔다.

다만 복귀 첫날과 이후 경기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키움전에서 4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희망을 보여줬던 이재학은 이후 네 차례 등판에서 좀처럼 안정적인 흐름을 만들지 못했고, 선발에서 구원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선발로 돌아오는 과정까지 겪었다.
NC 입장에서는 이재학이 다시 경쟁력 있는 투수가 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17년 차 베테랑이자 창단 초기부터 함께한 프랜차이즈 투수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맡아줄 수 있다면 다음 시즌 마운드 구성에서도 선택지가 크게 늘어난다.
이재학도 704일 만의 복귀전 직후 "시즌이 끝나기 전에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돌아왔다는 사실을 넘어 다시 자신의 공을 찾는 일이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