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시는 26일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중 붕괴로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 사고는 슬래브 절단 뒤 단차와 거더 붕괴가 원인으로 추정되며, 최근 거더 관련 교량 공사 사고가 잇따랐다.
- 정부는 원인 조사와 유사 현장 긴급점검에 착수했고, 전문가들은 해체공사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 재점검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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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중 구조물 붕괴
슬래브 절단 뒤 2.9㎝ 단차
해체공사 안전 도마에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철거 완료를 앞둔 서소문고가차도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체공사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교량 상판 하중을 지탱하는 핵심 부재인 거더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정부는 사고 원인 조사와 유사 현장 긴급점검에 착수했다.

◆ 슬래브 절단 뒤 단차…안전진단 중 '우르르'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는 슬래브 절단 작업 이후 생긴 구조물 단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2시 32분쯤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침하 현상이 확인된 뒤 구조물 일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공사 관계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60대 감리단장과 현장관리소장, 50대 외부 전문가로 파악됐다.
서소문고가차도는 1966년 지어진 노후 고가차도다.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붕괴 위험이 큰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철거가 결정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철거 공사를 진행해 왔다. 이날 기준 공사 진행률은 87.19%로, 철거 완료를 두 달 남긴 시점이었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는 구조물 안전점검이 이뤄지고 있었다. 앞서 오전 1시부터 오전 2시30분까지 S9 경간 슬래브 절단 작업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슬래브가 2.9㎝가량 내려앉는 단차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은 공사를 멈춘 뒤 오후 2시부터 안전진단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거더가 중간에서 끊어지면서 차도 구조물이 아래로 무너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진우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거더가 중간에 끊어지면서 차도가 밑으로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상판 떠받치는 거더가 쟁점…"철거 안전 안 지켰나"
거더는 교량에서 대들보 역할을 하는 핵심 구조물이다. 상판에 실리는 하중을 교각으로 전달해 전체 구조물을 떠받치는 부재다. 특히 시공이나 철거 과정에서는 거더가 주변 구조물과 완전히 일체화되지 않은 상태가 많아 임시 고정 장치와 전도 방지 조치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다. 이 단계에서 구조 검토나 현장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교량 공사 현장에서도 거더 관련 붕괴 사고가 반복됐다. 지난해 4월 경기 시흥시 시화MTV 서해안 우회도로 교량 공사장에서는 마지막 거더를 올리던 중 길이 54.9m, 무게 약 160t 규모 거더가 기울며 기존 거더 8개를 연쇄 충격했다. 이 사고로 거더 9개가 무너졌고, 근로자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지난 2월 세종포천고속도로 세종~안성 구간 청용천교 공사장에서는 거더 위 런처 장비를 후퇴시키던 중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시흥 사고는 거더 거치 단계의 품질관리와 전도 방지 조치가, 세종~안성 사고는 가설 장비 이동 과정의 구조 안정성 검토와 안전장치 관리가 주요 쟁점으로 지적됐다.
거더가 교량 안전성 판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다. 인하대학교 사회인프라공학과 연구팀이 전국 교량 3만4297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거더 구조로 된 교량은 거더 상태평가 지수와 상부구조 상태평가 지수의 상관관계가 0.7820으로 높게 나타났다.
바닥판보다 거더가 상부구조와 교량 상태를 더 밀접하게 설명했다는 의미다. 이종한 인하대 교수는 "거더교는 안전성 평가에서도 거더와 바닥판을 나눠 살피는 만큼 거더가 교량 안전을 판단하는 핵심 부재로 다뤄진다"고 말했다.
◆ 정부 "원인 엄정 조사"…해체공사 안전관리 도마에
정부도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사고 보고를 받은 뒤 "사고 수습과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사망자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며 "사고 원인을 엄정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철저히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현장을 찾아 사고 수습 상황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추가 붕괴 등 2차 사고 예방과 작업자 안전 확보를 강조하면서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유사 현장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도 신속히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체공사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최근 5년간 해체공사 관련 재해는 매년 120건 이상 발생했다. 사망률은 전체 건설업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재해 원인도 계획 단계의 부실과 맞물려 있다. 작업계획서 부재가 27%로 가장 많았다. 구조 안정성 검토 부족(24%) 안전감리 미이행(18%) 작업자 안전교육 미흡(15%) 등이 뒤를 이었다. 계획 수립과 구조 안정성 검토 문제만 합쳐도 전체 원인의 절반을 넘는 셈이다.
사망사고는 안전관리 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규모 현장에 집중됐다. 50억원 미만 소규모 공사에서 전체 사망사고의 70% 이상이 발생했다. 사망사고의 80% 이상은 해체계획서가 부실하거나 작성되지 않은 현장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성일 한국교통대 교수는 "해체공사 재해는 단순한 통계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작업자 인명피해와 주변 건물·보행자 2차 피해, 공사 지연과 추가 비용으로 이어지는 사회적·경제적 손실"이라며 "해체공사 안전관리는 법적 규제 준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