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6.9% 급등...인플레 우려 부각
런던사무소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시 유가 100달러 가능성"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 주요국 금리 상승 등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 해외사무소(런던·뉴욕·동경)가 중동사태 관련 상황점검 TF 체계 아래 작성한 현지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달러화와 주요국 국채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런던 금융시장에서는 2일(현지시간) 브렌트유가 전일 대비 5.00달러(6.9%) 급등한 배럴당 77.48달러를 기록했고, 금 가격은 17.7달러(0.3%) 상승한 온스당 5,296.6달러를 나타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11%포인트 오른 4.05%를 기록했으며, 독일(+0.07%p, 2.71%)과 영국(+0.14%p, 4.37%) 10년물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달러화지수(DXY)는 1.0% 오른 98.58을 기록했다.
런던 시장참가자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 충격을 넘어 장기전 리스크가 확대된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와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 추가 공격 가능성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유조선 나포·공격 등 '통과 교란'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중간~높음으로 평가했다. 이 경우 유가는 배럴당 80~95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또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로 공급망 훼손 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상 지속 상승할 경우 에너지 순수입국 성장률이 약 0.2~0.3%포인트 하락할 수 있고, 유가 10% 상승 시 달러가 0.5~1.0% 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뉴욕시장에서는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 주가 하락이라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흐름이 나타났으나, 국채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이례적 모습이 관찰됐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3.37%에서 3.48%로, 10년물은 3.94%에서 4.03%로 각각 10bp 상승했다. WTI는 6.0% 오른 배럴당 71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시장참가자들은 채권시장이 위험회피보다는 유가 급등에 따른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더 크게 반응한 것으로 평가했다. 물가연동국채(TIPS)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BEI)은 2년물 9bp, 10년물 4bp 상승했다.

또한 연준의 상반기 내 금리인하 기대는 63.7%에서 50.3%로 축소됐고, 연내 인하폭 기대도 61bp에서 51bp로 줄어들며 통화완화 기대가 후퇴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미국이 에너지 순수출국인 만큼 성장에 대한 직접적 타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공존했다.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닛케이225 지수가 1.35%(793.03엔) 하락한 5만8057.24엔을 기록했고, 엔/달러 환율은 156.09엔에서 156.99엔으로 0.90엔 상승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3.0bp 하락한 2.088%를 나타냈다.
동경 시장참가자들은 일본이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그중 7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한다는 점을 들어 유가 상승이 무역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다만 엔화는 유가 상승에 따른 약세 요인과 위험회피 심리에 따른 강세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어 방향성이 엇갈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심화될 경우 실질 GDP에는 하방 압력, 소비자물가에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중동 리스크가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유가 상승에 따른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도 축소될 것"이라며 "연준의 상반기내 금리인하 기대는 크게 축소됐으며 연내 인하폭 기대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동경사무소는 "이번 공습이 원유 등 원자재가격 상승이 심화될 경우 실질 GDP에는 하방 압력으로, 소비자물가에는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식료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실질임금이 플러스로 전환될 조짐이 보였으나, 인플레이션이 재차 확대되는 경우 실질임금의 마이너스 폭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