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1000억 자금 지원 약속...2000억 자금 조달 계획은 불투명
사측 "익스프레스 복수 인수의향자 있어"...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 미지수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2개월 연장하면서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일단 시간을 벌게 됐다.
급한 불은 껐으나, 향후 홈플러스의 존폐를 결정할 핵심 변수는 자금력과 슈퍼마켓 사업부 인수합병(M&A) 성사 여부로 압축된다.

◆홈플러스 회생 2개월 연장...MBK, 1000억 우선 투입
서울회생법원은 3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오는 5월 4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는 법원이 홈플러스가 전날 제출한 가결 기한 연장 신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4일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1년여 간 조사위원 보고서 제출 및 매각주간사 선정 등 절차를 밟아왔다. 회생계획안 가결은 절차 개시일부터 1년 이내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오는 4일이 마지노선이었다.
이번 회생기한 연장 결정 배경에는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자금 지원 약속이 있다. MBK 측은 홈플러스의 원활한 회생을 위해 이달 4일까지 500억원, 오는 11일까지 5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DIP 금융은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이 기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이 자금은 김병주 MBK 회장의 자택 등 개인 자산을 담보로 설정해 마련하는 구조다.
MBK 측은 "1000억원 자금 마련을 위해 김병주 MBK 회장의 자택 등 개인 자산이 담보로 제공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법원은 해당 자금이 연체 중인 직원 급여 등 시급한 채무를 해소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회생계획이 인가되지 않을 경우 상환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MBK의 약속이 포함되면서, 다른 회생 채권자에게 중대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는 점도 연장 결정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은 "이 자금으로 연체된 직원 급여 등 시급한 채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주 중으로 채무자, 주주, 채권자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경영 정상화 TF(태스크포스) 구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급한 불 껐으나...자금 조달·슈퍼마켓 분할 매각 성사 변수
다만 시장의 시선은 냉정하다. 당초 회생계획안에는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부담해 총 3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을 실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회생 절차 중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고 홈플러스 영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핵심 전제였다.
하지만 주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을 대표 채권자로 하는 홈플러스 채권자협의회는 지난 1월 6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과 청산가치 보장 원칙 준수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는 홈플러스가 제시한 회생계획이 실제로 실행 가능한지, 채권 회수 측면에서 청산보다 불리하지 않은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이 같은 입장을 보이는 배경에는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웃도는 조사 결과가 있다.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 6월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6816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 2조5059억원보다 약 1조원 이상 높게 평가됐다. 이는 홈플러스가 영업을 지속하는 것보다 자산을 정리하는 방식이 채권 회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채권단 내부에서는 회생계획안의 실행 가능성과 추가 자금 투입의 타당성에 대해 보다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산업은행 역시 공적자금 투입 명분 부족 등을 이유로 참여에 난색을 표한 상태다.
MBK 측 역시 회생법원 측에 1000억원 외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MBK 측은 "1000억원 투입 계획 외 추가 대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MBK 측이 지난해 말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담긴 3000억원 DIP 대출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슈퍼마켓 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도 변수다. MBK는 복수의 잠재 인수자가 익스프레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나, 실제 계약 체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앞선 홈플러스 통매각 M&A에서도 중소기업 2곳이 인수의향을 밝혔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못했다. 온·오프라인 경쟁 심화와 대형마트 규제 강화로 오프라인 유통업의 성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결기한 연장을 두고 "급한 불을 끄는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DIP 조달과 익스프레스 매각이 무산될 시 결국 홈플러스는 청산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영업 정상화를 위해선 최소 2000억원 이상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며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해 3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회생 동력은 급격히 약화되고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향후 두 달 동안 슈퍼마켓사업부문(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 남은 부분들을 마무리 짓고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연내 정리 대상 점포 41곳 가운데 19곳을 우선 폐점해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홈플러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결정에 감사드리며, 구조혁신 계획들을 차질 없이 모두 완수해 반드시 정상화를 이루어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