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주식 1/3 이상 출석해 2/3 이상 동의해야
금융당국 이어 국회도 회장 연임 규제 강화
소급적용은 불가, 내년 도입 여부에 관심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에 이어 국회에서도 금융그룹 회장 연임 기준 강화를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행 '일반결의(총 주식 1/4 이상 출석, 1/2 이상 찬성)'에서 '특별결의(총 주식 1/3 이상 출석, 2/3 이상 찬성)'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논의할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차기 회장 선임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은 오는 25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7일 하나·우리금융, 내달 3일 신한금융 등 정기 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한다. 주총은 예년 일정을 감안할 때 3월말 개최될 전망이다.

올해 금융그룹 주총 이슈는 지배구조 개선이다. 금융당국 주도로 구체적인 개선안 마련 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업권에서는 회장 연임 제한 규정 및 사외이사 임기 조정 등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중 회장 연임 제한의 경우, '특별결의' 도입 가능성이 높다. 국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20일 발의된 상태다.
김현정 의원 등 10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대표이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이사회가 다시 대표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순환구조가 형성돼 지배구조 통제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표이사는 특별결의로만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제13조제5항의 신설)'을 담고 있다.
특별결의는 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주식의 분할이나 주식매수선택권의 부여, 이사 및 감사의 해임 등 주요 사안을 결정할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1/3 이상이 출석해 이중 2/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초임 또는 연임에 상관없이 '일반결의'로 발행주식총수의 1/4 이상이 출석해 이중 1/2의 찬성만 확보하면 된다. 특별결의로 조정될 경우 주총 의결 기준이 대폭 강화되는 셈이다.
소급적용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한과 하나, 우리 등 현 회장 연임이 확정된 그룹 지배구조에는 영향은 없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임기가 오는 11월에 끝나기 때문에 내년 3월 주총에서 첫 특별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별결의 자체가 충족하기 어려운 수준의 규제는 아니다. 그간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은 대부분 주총에서 80%가 넘는 압도적인 찬성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인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연임 의결이 진행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경우 발생주식총수의 3/4이 넘는 84%가 참석해 이중 역시 3/4를 상회하는 81%가 찬성한바 있다.
다만 금융그룹은 대주주 지분 보유가 제한, 주주 구성이 분산돼 있고 소수의 기관투자 또는 투자그룹이 영향력을 미치기 쉽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4대 금융그룹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특별결의가 향후 정부가 회장 선임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연초 기준 국민연금의 4대 금융지주 보유 지분은 KB 8.56%, 신한 9.10%, 하나 8.86%, 우리 6.68% 등이다.
오는 3월 주총에서 특별결의 도입의 안건으로 의결된다 하더라도 실제로 언제부터 적용될지 여부는 예상하기 어렵다.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당국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특별결의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주총 이후 마련해 단계적으로 금융권에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최대한 빠른 검토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그룹 관계자는 "주총에서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지배구조법을 개정하거나 상법을 개정하면 그룹 입장에서는 특별결의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거부할 방법이 없다"며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