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인스타그램 상에서 외모를 바꾸거나 돋보이게 하는 '뷰티 필터' 기능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외부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지만 메타(종목코드: META)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무시하고 해당 기능을 복원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간 18일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019년 사람들의 외모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정하는 '뷰티 필터' 기능을 일시 중단하고 유해성 여부를 살피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메타가 고용했던 외부 전문가 18명은 모두 해당 필터 기능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럼에도 뷰티 필터 기능을 복원시킨 이유에 대해 저커버그는 "(회사의 이윤 측면보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진술은 현지시간 18일 소셜미디어의 청소년 중독 문제에 대한 사측의 책임을 다투는 로스앤젤레스(LA) 법정에서 나왔다.
저커버그는 법정에서 "사용자의 피해(SNS 중독을 포함한 정신건강 피해)를 입증하는 데에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이러한 제한 조치(뷰티 필터 등 특정 기능 제한 조치)는 지나치게 억압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쪽으로 오류를 범하고 싶었다(표현의 자유 쪽에 더 무게를 두고 판단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메타의 내부 문건과 이메일에는 인스타그램의 '뷰티 필터'가 신체이형장애 등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메타가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 그리고 과거 메타가 사용자의 '체류 시간 증대'를 내부 목표로 삼았던 점이 담겨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예전에는 사용자 체류 시간과 관련한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회사의 목표도, 접근 방식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장기적 관점에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유용성과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LA 법원에서 진행 중인 소송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이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중독을 불러오도록 설계되었는지, 그리하여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쳤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이 사건은 향후 다수의 유사 소송에 선례가 될 수 있는 만큼 외신들에선 일명 '테스트 케이스'로 다뤄지고 있다. 판결에 따라서는 1990년대 담배회사를 대상으로 제기됐던 손해배상 소송에 버금가는 관심과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소를 제기한 원고 측은 소셜미디어나 동영상 플랫폼의 '좋아요' 기능과 '무한 스크롤' 그리고 '푸시 알림' 등의 설계 자체가 청소년에게 해로운 중독 메커니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메타와 구글은 소셜미디어의 중독성과 정신건강 악화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고, 원고측이 주장하는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문제에는 다른 요인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반박한다.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중독이 전 세계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이들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거나 해당 방침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국가도 최근 늘고 있다. 호주를 필두로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이 이 행렬에 동참했다.

osy7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