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선·초저상 호평 속 연말 개통 목표
안전심의 이원화·우선신호체계 쟁점 여전
주민들 "종합시험운행, 전문가 투입해야"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트램이 도로 한가운데를 부드럽게 달리는 걸 보니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에 온 것같이 신기하네요."

◆ '트램 도시' 위례에 비로소 달리는 트램…"출근길 전쟁 끝날까"
본선 시운전이 시작된 19일 트램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놀라움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1968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노면전차가 58년 만에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위례신도시의 교통난 해소와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한 위례 트램은 서울지하철 5호선 마천역, 8호선·수인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과 8호선 남위례역을 잇는 총 길이 5.4km 노선이다. 위례중앙광장과 위례역사공원, 위례트램스퀘어, 남위례, 위례스마트시티 등 정거장 12곳이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3503억원이다. 2014년 광역교통개선대책이 확정된 이후 2021년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12월 본공사에 착수했다. 현재 공정률은 92% 수준이다. 토목과 건축 등 주요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현재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개통을 위한 마무리 점검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날 시운전은 101역(마천역)부터 106역(위례별역)까지만 진행됐다. 향후 주행 구간을 넓혀가며 안전성과 지상 설비와의 연계성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위례트램 첫 차량은 지난달 27일 새벽 위례 차량기지에 입고됐다. 이번 초도 차량을 시작으로 오는 5월까지 총 10편성의 트램 차량을 순차적으로 반입할 계획이다. 이후 시설물 검증과 영업 시운전 등 종합시험운행을 거쳐 올해 12월 정식 개통을 목표로 한다.
특유의 유선형 디자인을 뽐내며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유유히 나아가는 트램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신선한 풍경을 자아냈다. 아파트 숲 사이로 난 도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모습은 유럽의 어느 도시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풍겼다. 그동안 여행지나 영상 매체에서만 접하던 노면전차가 일상 공간으로 훌쩍 다가오자, 거리를 걷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연신 사진을 찍었다.

위례 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지붕 위로 복잡하게 얽힌 '전선'이 없다는 점이다. 이번에 반입된 트램은 5모듈 1편성으로, 차량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를 활용해 전력 공급선 없이 운행된다. 가선이 없어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고 쇳소리 같은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무엇보다 노면과 높이가 완전히 같은 '초저상 구조'가 눈길을 끈다. 출입문에 계단이 없어 평지를 걷듯 탑승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문턱이 아예 없어서 유모차를 끌거나 휠체어를 타는 분들도 버스보다 훨씬 편하게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 30대 시민은 "출퇴근 시간마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느라 전쟁이었는데, 트램이 개통되면 남위례역과 복정역으로 한 번에 연결돼 아침 출근길이 훨씬 수월해질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 꼬인 안전심의 풀고 신호체계 잡아야…부동산은 호재에 '들썩'
가장 큰 변수로는 교통안전심의 지연이 꼽힌다. 서울시가 초도 차량을 반입해 시운전에 착수했지만, 노면전차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관계 기관의 해석 차이로 일부 구간의 심의가 2년 넘게 겉돌고 있다. 트램은 철도차량이면서 일반 도로를 달리는 특성상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다.
서울시는 차단 시설 등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심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찰청은 철도는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므로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법제처는 도로와 철도의 성격을 모두 가지므로 종합적인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결국 교차로 구간은 경찰이, 비교차로 구간은 국토부가 관할하는 이원화 구조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6월 교차로 구간 심의만 가결된 상태다. 서울시는 현재 교통영향평가 변경 심의를 근거로 안전시설을 우선 설치 중이다. 국토부 유권해석을 토대로 심의 재개를 요청하는 한편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갈등 조정 절차도 병행할 계획이다.

트램의 운행 속도와 정시성을 좌우할 우선신호체계 구축 역시 핵심 과제다. 도로와 교차로를 일반 차량 및 보행자와 공유하는 트램이 교차로마다 신호에 걸려 대기하면 대중교통으로서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서울시는 트램 통과 시 녹색 신호를 연장하거나 순서를 앞당기는 '연동형 우선신호체계' 도입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신호 운영 권한을 가진 경찰과의 긴밀한 행정 협의가 필수다. 생활도로 성격이 강한 구간을 지나는 만큼 교통 혼잡이나 민원 발생 가능성도 조율해야 한다. 시는 시뮬레이션과 실제 운행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의 방식을 확정할 방침이지만, 협의가 지연될 경우 전체 개통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올해 말까지 시행하는 종합시험운행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견될 수 있다는 점 또한 우려를 낳고 있다. 김영환 위례공통현안위원장은 "경전철이나 지하철 등은 종합시험운행 노하우가 있지만 트램은 처음이기에 개통이 지연될까 걱정"이라며 "종합시험운행은 법정 기한이 없고 승인 기관도 경험이 부족해 테스트 중 일정이 미뤄질 수 있어, 위원회는 현재 시공 인력뿐 아니라 종합시험운행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별도의 인력 확충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정적 숙제와 우려 속에서도 트램 개통에 따른 기대감은 부동산 가격에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26일 16억4800만원(2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썼다. 인근 '위례더힐55' 전용 85㎡는 지난달 31일 16억원(13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0월 15억원(11층) 대비 3개월 만에 1억원이 올랐다.
송파구 거여동 'e편한세상 송파파크센트럴' 전용면적 59.96㎡는 이달 4일 18억원(23층)에 신고가를 썼다. 직전 신고가인 15억9300만원(지난해 11월)과 비교해 세 달도 안 돼 2억원이 오른 셈이다.
정솔 도시와경제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 시장 가치는 주요 업무지구로 얼마나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느냐가 좌우한다"며 "트램과 위례신사선을 통해 강남권 핵심 지역 접근성이 대폭 단축되는 만큼 위례 집값은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