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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한끗 모자라던 이름, 김상겸…올림픽 은메달로 완성한 20년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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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줘서 고마운 부모님과 아내에게 메달 걸어주고 싶어"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깜짝 은메달'이라는 수식어 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하루였다. 37세 베테랑 김상겸(하이원)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따낸 은메달은 그저 '이변'이 아니라,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이 버텨온 20년이 집약된 결과였다.

경기 후 김상겸은 현지 인터뷰에서 "마침내 해냈다. 정말 행복하다"며 "경기 운영을 잘한 것이 메달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건 가족과 팀 동료, 코치진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상겸이 8일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가슴에 손을 얹는 동작을 하고 있다. 2026.02.09 zangpabo@newspim.com

특히 아내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다.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짧은 한마디에 지난 시간의 무게가 담겼다. 그는 "가족의 응원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다. 부모님과 아내에게 이 메달을 걸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후배 이상호에 대해서도 "상호가 먼저 길을 열어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팀 내 경쟁이 만든 시너지를 강조했다. 김상겸은 "스노보드는 내 인생"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에 대한 그의 대답은, 은빛 메달 하나로 충분했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김상겸의 출발점은 설원이 아니라 육상 트랙이었다. 천식으로 고생하던 아들의 체력을 길러보겠다며 부모가 운동을 권했고, 초등학교 시절 그는 육상화부터 먼저 신었다. 중학교에 진학한 뒤 학교에 스노보드부가 창단되면서 그의 인생 궤적은 바뀌었다. 체육 교사의 권유로 처음 보드에 발을 올린 순간, 달리기 선수였던 소년은 설원을 질주하는 알파인 보더의 길을 선택했다.

문제는 종목이었다. 속도를 겨루는 스노보드 알파인은 국내에서 가장 저변이 얕은 겨울스포츠에 속한다. 설질 좋은 전용 슬로프도, 세계 톱레벨과 맞붙을 국제 대회도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이었다. 김상겸은 2000년대 초반부터 1세대 스노보더로서 캐리어 하나 끌고 국제대회를 전전하며 한국을 알렸다. 2011년 터키 에르주름 동계 유니버시아드 평행대회전 우승은 "한국에도 이런 선수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린 무대였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상겸이 8일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6.02.09 zangpabo@newspim.com

올림픽에서 시작은 초라했다. 2014 소치 대회에서 김상겸은 신봉식과 함께 한국 선수 최초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과 평행회전에 나섰지만 두 종목 모두 예선 탈락했다. 2018 평창 대회에서는 홈 이점을 안고 16강까지 올랐지만 첫 판에서 탈락해 메달에는 닿지 못했다. 이 대회에서 이상호가 은메달을 목에 걸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김상겸의 이름은 뒤편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예선 24위로 결선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국제대회 성적표만 보면 늘 '조금 모자라게 스쳐 간 선수'에 가까웠다.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2021년 평행대회전 4위.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포디엄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도 30대 중반이 훌쩍 지난 2024년부터다. 그해 11월 중국 메이린 월드컵 은메달로 처음 시상대에 오른 뒤, 이듬해 3월 폴란드 크르니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그래도 "이 나이에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구나" 정도의 평가가 뒤따랐지, 올림픽 메달을 기대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리비뇨의 설원에서 김상겸의 보드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김상겸은 예선을 8위로 통과하며 8년 만에 다시 결선 토너먼트에 이름을 올렸다. 16강전과 8강전에서 상대의 실격과 실수를 타고 올라간 운도 분명 있었지만, 그 운을 자기 편으로 끝까지 끌고 온 건 기량과 노련함이었다. 특히 8강전에서 시즌 월드컵 랭킹 1위이자 개최국 간판인 롤란트 피슈날러(이탈리아)를 꺾은 장면은 대회 최고의 이변으로 꼽힐 만했다. 홈 관중이 만든 소음을 견디면서도, 기문 하나하나를 엣지로 파고드는 라인 선택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상겸이 8일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결승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2026.02.09 zangpabo@newspim.com

37세는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내리막을 걷는 나이다. 하지만 스노보드 알파인은 다른 법칙으로 움직인다. 시속 70㎞를 웃도는 속도 속에서도 기문 간 간격과 설질을 읽어내는 눈, 한 번의 미끄러짐으로 모든 게 끝나는 토너먼트의 압박을 관리하는 침착함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 남자 평행대회전 상위권에는 40대가 즐비했고, 결승에서 김상겸을 막아선 금메달리스트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은 40세, 8강에서 맞붙은 피슈날러는 45세다.

그래서 이번 은메달은 '깜짝'으로 치부하고, 소비할 수 없는 무게를 갖고 있다. 한국 선수단의 대회 첫 메달이자,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이라는 기록까지 더해지면서 김상겸의 목에 걸린 은빛은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이 걸어온 궤적 전체를 비추는 상징이 됐다.

전성기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야 도착했을지 모른다. 김상겸의 은메달은 그래서 묵직하다. 베테랑 선수의 마지막 반짝임이 아니라, "한국 알파인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선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zangpab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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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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