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안으로 압박 느낀다면 의미있다", 자율적 개선 문 열어
불투명한 승계구조 개선 의미있지만, 금융사 자율성 훼손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차기 회장 후보 선출 작업을 마친 신한금융지주, BNK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각각 회장 선출을 위한 최종 관문인 정기 주주총회를 오는 3월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 전반에 걸친 고강도 점검과 제도 개선 결과를 3월에 발표하기로 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 후보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사실상 확정되면 주주총회에서는 형식적인 승인 절차만 거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 공식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내 8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관련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점검의 핵심은 회장 선출 과정의 투명성과 독립성, 후보 검증 절차의 실효성,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책임 구조 등이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함께 민·관·학이 모두 참여하는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제도 개선에도 착수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미 지난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만큼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TF를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제고 ▲경영 승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해결 ▲성과 보수체계의 합리성 제고 ▲낡고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TF논의를 거쳐 오는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법률 개정이 필요한 제도개선 사항은 이를 반영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시점이다. 신한·BNK·우리금융지주는 모두 3월 중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최종 선출할 예정이다. 금감원의 현장 점검 결과 발표와 금융위원회의 제도 개선안이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총회 이전에 발표될 경우 금융지주들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역대 금융지주에서 이사회가 선출한 회장 후보가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주총 직전까지 이어질 경우, 주주들의 판단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대한 조속히 개선안을 만들 것이고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라며 "3월에 몇몇사들이 이벤트가 있는데, 이 개선안으로 인해 압박을 느끼는 곳이 있다면 그것 역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지주사들이 자율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이루거나, 회장 후보를 재검토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당국의 개선안 발표 시점과 내용에 따라 일부 금융지주가 후보 교체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회장 후보 선출 절차가 끝났지만, 최근 분위기로 보아 완료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금융권에서는 당국의 이번 움직임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회장과 인연이 있는 인사가 사외이사가 되고, 이를 통해 회장의 장기 집권이 가능한 상황이 된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의 불투명한 승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긍정적 평가다. 반면, 한편에서는 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에서의 제도 개선 추진이 자칫 금융사의 자율성과 경영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회장 후보 교체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공익적 목표와 개별 금융사의 경영 자율성 사이에 어떻게 균형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3월 주주총회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현장 점검 결과와 제도 개선안이 어떤 수위와 방식으로 제시될지에 따라 금융권의 지배구조 개선 방식이 달라질 전망이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