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21경기 478점 득점 5위... 3위 흥국생명 주축으로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다시 한국 땅을 밟은 레베카 라셈에게 한때 실패의 기억으로 남았던 V리그는 레베카에게 다시 도전하고 증명하는 공간이다. 그는 4년 전과 달랐다. 흥국생명의 성적과 분위기를 함께 끌어올리는 주축이 됐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레베카(29·등록명 레베카)는 한국인 피가 흐르는 한국계 3세다. 주한미군으로 복무했던 할아버지와 결혼해 미국으로 이민한 한국인 할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버지 제프 레이섬을 통해 한국 혈통을 이어받았다. 이른바 '쿼터 코리언'. 그는 할머니의 성을 따 팬들이 지어준 한글 이름 '김백화(金白花)'도 갖고 있다. 등록명 레베카, 애칭 베키와 발음이 비슷하고 '하얀 꽃'이라는 뜻까지 담아 이름 공모 팬 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레베카는 지난 5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7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다. 한국 귀화 가능성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그의 아버지가 한국 국적 취득과 관련해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 문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입성했지만, 당시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4경기에서 199득점, 공격 성공률 34.8%에 그쳤고 팀 내홍까지 겹치며 시즌 도중 방출, 아쉬움을 안고 한국을 떠났다.
4년이 흐른 뒤 레베카는 다른 선수가 돼 돌아왔다.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478점으로 득점 5위, 경기당 평균 22.7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 성공률은 42.5%로 리그 4위, 오픈 공격 성공률은 40%로 전체 1위다. 수치가 말해주듯 확실한 성장이다.

9일 페퍼저축은행과 원정경기에서도 레베카는 19점을 올리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상대 외국인 공격수 조이 웨더링턴에게 득점에서는 뒤졌지만 흐름을 바꾸는 득점으로 경기의 무게를 잡았다. 앞서 현대건설전에서는 28점을 몰아치며 무실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IBK기업은행전 부진 이후 쏟아졌던 시선을 실력으로 되돌려놓은 경기였다.
흥국생명은 레베카의 활약 속에 시즌 초반 6위에서 3위까지 올라섰다. 승점 36으로 2위 현대건설을 승점 2 차로 추격한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이끈 김연경이 은퇴한 뒤 흔들리던 팀은 다시 포스트시즌을 바라보게 됐다. 레베카 역시 V리그 입성 이후 처음으로 '봄 배구'를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