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가 관리비 2022~2025년 670억 지출...손실 확대 기조
전문가 "공공임대주택 입지 개선해야...저소득층 생활 필요"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전국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약 5만4000가구가 공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직접 건설해 임대하는 건설임대주택과 기존 주택을 매입·리모델링해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 모두 2022년 이후 공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공실 관리로 소요된 LH 예산은 67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양적 실적에 치중한 나머지 정책 대상자의 실제 수요와 입지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수요 기반의 입지 개선과 공급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공가율·공가 관리비 최근 4년간 상승세
4일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LH가 관리하는 전국 공공임대주택 117만5444가구 중 5만4005가구가 공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임대주택은 98만3163가구 중 4만7443가구가, 매입임대주택은 19중2281가구 중 6562가구가 빈집이다.
LH 관리 가구 중 공실 가구의 비중을 나타내는 공가율은 최근 4년간 꾸준히 늘었다. 건설임대주택의 공가율은 2022년 2.9%→2023년 3.5%→2024년 4.3%→2025년 11월 4.8%로 치솟았다. 매입임대주택은 2022년 2.8%를 기록한 후 2023년 2.9%, 2024년 2.8% 등 2%대를 맴돌았다. 이후 2025년 11월 3.4%로 뛰었다.
건설임대주택의 경우 지난해 11월 기준 ▲충남(12.3%) ▲부산(9.4%) ▲세종(8.3%) ▲대구(8.2%) ▲경북(7.9%) 등 지역에서 공가율이 가장 높았다. 매입임대주택은 ▲충남(18.6%) ▲세종(6.3%) ▲강원(6.3%) ▲대구(6.1%) ▲경북(5.5%) 순이었다.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의 공가율도 낮지 않다. 서울 지역 건설임대주택 공가율은 2022년과 2023년에 1.6%였지만 2024년 3.6%, 2025년 11월 5.7%를 기록했다. 매입임대주택 공가율도 2022년 1.9%에서 2025년 11월 2.1%로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공실이 확대됨에 따라 공가 관리비용 손실도 늘었다. 건설임대주택 공가 관리비는 2022년 107억7000만원→2023년 138억9000만원→2024년 172억원→2025년 11월 204억2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매입임대주택 공가 관리비는 2022년 9억8000만원→2023년 10억3000만원→2024년 12억2000만원→2025년 15억2000만원으로 확대됐다.
◆ 전문가 "공공임대 확대 위해서는 입지 개선 선행돼야"
이는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핵심 주거 정책으로 내세운 정부 기조와는 다소 괴리가 있는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향후 5년간 공공임대를 포함한 공적주택을 110만가구 이상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123대 국정과제 계획안에도 장기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현 8%에서 2030년까지 10%로 상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의 양적 확대에 앞서 공실 증가의 구조적 원인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실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LH가 정부 목표 달성에만 매몰될 경우, 투입 예산 대비 주거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공공임대주택 입지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임대주택의 주요 수요층인 저소득 가구는 소득 수준상 교통비와 이동 시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상당수는 교통 접근성이나 인근 일자리 여건이 부족해 실제 수요자에게 선택받기 어려운 입지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마 교수는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공공주택 단지에서는 같은 단지 내에서도 분양형과 임대형 간 수요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상대적으로 자산 기준이 완화된 분양형은 안정적인 직장과 자가용을 보유한 수요자가 선택하는 반면, 소득·자산 제약이 큰 임대형은 입지 선택 폭이 좁아 공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간 공실 상태인 공공임대주택은 분양 전환 등을 통해 재고를 해소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교통·일자리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의 신규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식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