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플로리다에서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회담을 진행했다고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밝혔다.
21일(현지시각) 위트코프 특사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 및 유럽 측 인사들과 회동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우크라이나 측 수석 협상가 루스템 우메로프, 그리고 유럽의 안보 고문들이 참석했다.
위트코프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서는 기존 20개 항 종전 구상의 구체화, 미국의 안보 보장 프레임워크, 우크라이나의 경제 개발 계획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그는 "우리의 공동 우선순위는 살상을 멈추고, 확실한 안보를 보장하며, 우크라이나의 회복과 안정, 장기적 번영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평화는 단순한 적대 행위의 중단이 아니라,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존엄한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영토 등 일부 양보를 수용하라고 압박해 왔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 작성한 초기 제안의 조건을 수정해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하고, 향후 러시아의 재침을 억제할 안보 보장을 확보하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날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X를 통해 "플로리다에서 우리 팀이 미국 측과 상당히 빠른 속도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 협상은 건설적이며, 그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안타깝게도 러시아로부터 나오는 실질적인 신호는 여전히 부정적일 뿐"이라며 "전선 전반에 걸친 공격, 국경 지역에서의 러시아 전쟁 범죄, 그리고 우리의 기반 시설을 향한 지속적인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사안에 대해 국제사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러 "美가 만든 종전안 손대지 말라"
한편 이날 러시아 크렘린궁은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종전 제안을 수정한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을 높이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심 외교 정책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작성한 종전 제안에 손을 댄 것이 평화 전망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샤코프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플로리다에서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쿠슈너를 만난 뒤 나왔다.
미국이 초안으로 마련한 이번 종전 제안은 거의 4년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내용으로, 지난달 언론에 유출되면서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기울어졌다는 이유로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강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과도한 양보를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이후 유럽과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들과 만나 자신들의 제안을 미국 초안에 반영하려 시도해 왔지만, 현재 논의 중인 수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모스크바에서 기자들에게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변경 사항은 평화 가능성을 높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언론을 통해 "이는 전망이 아니라 판단"이라고 말하면서도, 아직 해당 제안을 문서 형태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했거나 제안하려는 내용은 문서를 개선하지 못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할 가능성도 전혀 높이지 못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