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기존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 한다."
구광모 LG 대표는 22일 국내외 LG 구성원에게 보낸 2026년 신년사 영상을 통해 기술 패러다임과 경쟁 환경이 급변하는 변곡점에서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의 기대가 높아지고 경쟁의 룰이 바뀌는 상황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적 고객가치 창출이 LG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기술·경쟁의 룰 변화…기존 방식으론 부족"
구 대표는 신년사에서 "올해도 고객을 향한 마음으로 도전과 변화를 위해 노력한 구성원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메시지를 시작했다. 이어 "우리는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꿈꾸고 이를 현실로 만들며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노력 못지않게 세상의 변화도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기술 패러다임 변화와 경쟁 환경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어 "혁신은 오늘의 고객 삶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미래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의 생각과 행동도 변해야 하며 '선택과 집중'이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먼저 고객의 마음에 닿을 하나의 핵심가치를 선택해야 한다"며 "하나의 핵심가치를 명확히 할 때 비로소 혁신의 방향성을 세우고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선택한 그곳에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들어야 한다"며 "그 치열한 집중이 고객이 '정말 다르다'고 느끼는 경험을 만들고 세상의 눈높이를 바꾸는 탁월한 가치를 완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장기적 관점의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 서 있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자 기회"라며 "10년 후 고객을 미소 짓게 할 가치를 선택하고 여기에 우리의 오늘을 온전히 집중하는 혁신이야말로 LG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 외부 전문가 인터뷰로 변화 속도 체감
이번 신년사 영상의 앞부분에는 외부 전문가들의 인터뷰도 함께 담겼다. LG는 기술 패러다임, 경쟁, 고객, 조직 측면에서의 환경 변화를 공유하며 구성원들의 문제 인식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지 웨스터만 MIT 수석연구과학자는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로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이 다가오고 있다"며 "전기나 인터넷이 삶을 바꾼 것에 견줄 만한 수준의 변화가 앞으로 전반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닐 굽타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스타트업은 물론 글로벌 테크 기업과 오랜 역사를 지닌 대기업들까지 비즈니스 전략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며 "과거의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는 "소비자는 가격이나 품질을 넘어 가치와 의미를 따진다"며 "왜 이 가격인지, 어떤 차별적 경험을 주는지를 분명히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 대표는 취임 이듬해인 2019년 신년사에서 '고객'을 LG가 나아갈 핵심 방향으로 제시한 이후, 해마다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진화시켜 왔다. 2019년에는 LG만의 고객가치를 정의했고, 이후 고객 페인 포인트 집중, 고객 초세분화, 차별적 고객경험 창출을 거쳐 최근에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과 '도전과 변화의 DNA'를 바탕으로 미래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구 대표는 그룹 포트폴리오 전반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 AI·바이오·클린테크로 대표되는 'ABC 전략'을 미래 성장의 축으로 설정하고, 관련 분야에 연구개발과 투자를 집중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 왔다. 특히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내재화와 사업 적용을 병행하며 그룹 차원의 경쟁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LG는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생성형 AI와 전문가 AI를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으며, 제조·제품 개발·고객 서비스 등 계열사 전반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피지컬 AI, 정밀 의료 AI 등 차세대 영역에서도 그룹 차원의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