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 현대사의 여정을 조명하는 두 개의 전시를 선보인다.
1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광복 80주년 특별전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와 '밤 풍경' 언론공개회가 열렸다.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는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준비한 세 번째 기념 특별전이다. 해당 전시는 격동의 해방공간 속에서 온전한 우리를 되찾고자했던 노력을 조명한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오랜만에 언론공개회를 갖게 됐다. 두 개의 특별전을 열게 됐는데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그 마무리가 되는 '역사 되찾기' 전시와 처음으로 우리의 밤을 주제로 한 '밤 풍경'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 되찾기'는 1945년 광복부터 1948년 정부수립까지 3년간의 기간을 좌우의 대립이 극심했던 정치적 혼란기로 많이 알고 있다. 우리 박물관은 이 3년이 잃어버린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되찾고, 다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오늘의 우리를 이루는 역사문화적 활동이 이루어진 기간으로 생각하고 그 기간을 재미있고 밝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한 관장은 "'밤 풍경' 전시는 우리 박물관에서 최근에 한 여러 특별전 중 가장 부드러운 전시라고 할 수 있다. 근현대사박물관이라 딱딱한 주제를 다룬 경우가 많았는데 많은 학예연구사들이 논의해서 이를 선보이게 됐다. 우리가 살고 있는 광화문, 서울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밤 풍경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를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먼저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는 크게 세 부로 구성됐다. 전시를 기획한 이명주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왜곡된 역사와 문화를 주체적으로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 정체성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제1부 '되찾은 말, 되찾은 삶'을 통해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 '말모이'와 '훈민정음 해례본'의 첫 영인본, 광복 후 우리나라가 부여받은 국제 무선호출부호 'HLKA'가 새겨진 서울중앙방송 스피커 등이 전시됐다.
특히 1부에서는 신문과 방송에서 들려오는 우리말, 교실에서 한글을 배우는 아이들의 모습 등 한글이 스며들어 변화된 일상의 모습이 소개됐다.
제2부 '다시 잇는 역사'에서는 조선총독부에 넘어갔다 반환된 '국새 칙명지보'가, 제3부 '다시 일어서는 우리'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병풍 '팔사품도'와 해남 명량대첩비 탁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2부에서는 광복 이후 식민지배로 단절됐던 과거를 잇고 역사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담겼다. 우리 역사를 주체적으로 해석하려는 움직임 속에 새로 교과서가 편찬되고, 일제강점기 금서로 지정됐던 역사서들이 복간된 순간을 전시했다.
이명주 학예연구사는 "일본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는것뿐 아니라 우리 역사를 되찾는 뜨거운 순간을 느껴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밤 풍경' 특별전에서는 한국 현대사 속 '밤'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정윤 학예연구사는 "통제됐던 밤의 시공간이 오늘의 자유로운 모스븡로 확장돼 온 역사적 여정을 조명하고자 했다. 또한 한국적인 밤의 모습을 다양하게 소개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밤을 누리는 것은 제한돼 있었다. 이번 전시는 오랜 시간 통제와 어둠 속에 갇혀 있던 밤이 누구나 햐유할 수있는 '모두의 시간'으로 자리 잡게 된 과정을 되짚어 볼 수 있게 마련됐다.
제1부 '밤의 현대사'에서는 조선시대 야금 제도로부터 미군정에 의해 공포된 야간통행금지령, 그리고 1982년 야간통금 해제에 이르기까지 밤을 둘러싼 제도적 변화를 소개한다.


이 공간에서는 '고고클럽'과 '귀가전쟁' 등 통금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으며, 야간통금의 끝을 알린 '야간통행금지 전면 해제를 알린 호외'가 전시됐다. 또 통금과 관련된 일화를 담은 '고바우영감 원화'도 만나볼 수 있다.
이 학예연구사는 "1부에서는 촛불에 의지하던 조선의 밤 풍경과 광복 이후 미군정에 의해 시작된 야간통행금지 제도와 통금시대 사람들의 일상, 36년 동안 이어진 야감통행금지가 전면 해제된 순간, 수험생과 노동자 등 밤에도 자유와 해방을 누리지 못하고 고단한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고 말했다.
제2부 '밤의 서정'에서는 독립운동가 김여제의 시 '추석'이 게재된 '상해판 독립신문', 1960년대 연인이 밤마다 서로를 떠올리며 쓴 편지, 늦은 밤 PC통신의 추억이 담긴 '하이텔 단말기' 등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밤의 감성이 담긴 자료들이 전시됐다.
이정윤 학예연구사는 "2부 공간에서는 걱정과 고민으로 밤을 지새웠던 사람들과 더불어 밤에 깊어지는 감성과 추억을 '낭만에 물든 밤'이라는 주제로 담아봤다"고 부연했다.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는 오는 18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진행되며, '밤 풍경'은 2026년 3월 22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