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최근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주류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주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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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가 지드래곤(GD)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 IP를 활용한 첫 주류인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사진)'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BGF리테일] |
15일 업계에 따르면 가수 지드래곤은 일본 맥주 브랜드 히타치노 네스트와 함께 맥주를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오는 20일부터, 일본에서는 내년 1월 중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지드래곤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은 히타치노 네스트와 손잡고 '히타치노 네스트 데이지 에일'이란 맥주를 출시했다.
히타치노 네스트는 일본 이바라키현에 위치한 양조장 '키우치 주조(Kichui Brewery)'에서 만든 맥주 브랜드다. 지드래곤과 협업한 이 제품에는 피스마이너스원을 상징하는 데이지 꽃 모양이 새겨져있는 등 독창적인 패키지 디자인이 특징이다. 국화꽃차를 우려 넣어 은은한 꽃향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했다.
박서준은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현에 위스키 전문 회사 '1216'을 설립했다. 박서준은 브랜드 컨설팅 기업 스타베이스(STARBASE)와 공동 출자하는 방식으로 '1216'을 세웠다. 회사명 '1216'은 박서준의 생일인 12월 16일에서 착안했다. 그는 일본 현지에서 독창적인 위스키 브랜드를 개발하고 판매할 계획이다.
박서준은 지난해 스타베이스, 전통 소주업체 구로키혼텐의 오스즈야마 증류소 등과 협업해 크래프트 위스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 박서준은 앰배서더이자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블렌딩과 제품 콘셉트, 디자인 등 전반에 관여했고 그 결과물로 블렌디드 위스키 '26'이 탄생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12월 일본 내에서 1만병만 한정으로 출시돼 완판됐다. 1216은 위스키 '26'을 핵심 브랜드로 삼아 기획·제조·판매를 포괄하는 크래프트 위스키 브랜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동엽은 지난 2월 위스키 브랜드 '블랙서클'을 출시했고, 가수 겸 배우 김재중은 지난 4월 전통주 브랜드 '압구정막걸리'를 출시한 바 있다.
연예인들의 주류 사업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브랜드 파워와 소비문화 변화 때문이다. 연예인들은 이미 대중에게 높은 인지도와 팬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울 때 초기 마케팅 비용이 적고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특히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이 만든 술을 구매함으로써 '참여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이는 소비 심리적으로 강한 연결을 만들어 준다.
또한, 주류 시장 자체가 단순히 술을 마시는 영역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경험 중심의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프리미엄 증류주나 칵테일, RTD 제품처럼 개성과 스토리를 강조하는 흐름이 커지면서, 연예인 브랜드가 가진 '이야기'와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주류는 마진율이 높은 산업이며, 브랜드가 자리 잡으면 꾸준한 수익이 발생한다. 특히 연예인의 주류 사업 진출은 높은 브랜드 파급력, 대중화 효과 측면에서 뚜렷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연예인 이미지에 문제가 생기면 브랜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고, 단순히 이름만 내세운 제품은 소비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 결국 팬심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제품의 품질 경쟁력과 지속 사업 모델 없이는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양면성이 공존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류 시장 내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 주류 브랜드는 하나의 콘텐츠로 팬심 기반 구매 등 기반으로 높은 화제성을 몰고 오며 주류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다만, 제품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기 유행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볼륨 확대에 어려움이 있어 지속적인 브랜드력을 유지하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예인들의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좋다"라며 "주류 업계가 최근 침체기로 많이 힘든데 업계 활성화를 시켜주는 측면에서는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시장에서는 특히 사회적 책임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음주 문화에 대한 인식이 점점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연예인 술'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스토리를 갖춘 진정성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연예인 주류 사업의 성공은 인기보다 진정성, 이름보다 품질과 스토리에 달려 있다"라며 "브랜드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기획하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yuni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