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 항온 항습기 복구 완료
통신·보안 장비 2346대 재기동 중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로 마비된 정부 전산망 복구가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배터리 전량 반출을 완료했고, 항온 항습기와 통신·보안 장비 일부도 재가동에 성공했다. 화재로 중단된 647개 업무 시스템 중 핵심 민원 서비스부터 순차적으로 복원이 진행 중이다.
28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국정자원 행정정보 시스템 화재 관련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27일) 오후 9시 기준으로 총 384개에 달하는 전소된 배터리 반출을 모두 마쳤다. 이날 오전 5시에는 항온 항습기 수리·복구를 완료했다. 통신·보안 장비는 총 2346대를 재기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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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대처 상황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2025.09.27 sheep@newspim.com |
앞서 화재는 지난 26일 오후 8시 15분경 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작업 중이던 직원 13명이 리튬배터리 이동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어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직원 1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전산실 7000여㎡(520.84㎡)가 거의 전소됐다. 총 740대 장비 중 배터리 384대가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국민 신문고와 인터넷 우체국, 복지로·사회서비스 포털 등 정부 핵심 전산망을 포함해 총 647개 업무 시스템이 가동을 멈췄다. 각종 민원·행정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국민 불편이 가중됐다.
화재 직후 소방 당국은 2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진압에 나섰으며, 27일 오후 6시경 완전 진화했다. 현재까지 동원된 인원은 227명, 장비는 67대에 달한다. 경찰·소방·국과수 등 유관기관은 합동으로 화재 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26일 밤부터 장애 상황을 인지하고 비상근무 체계로 전환했다. 행안부 장관은 긴급 지시를 내려 "화재 신속 진압과 인명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고, 정부 서비스 복구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중대본 제2차장 주재 상황점검회의와 국무총리 현장 점검 등이 연이어 열렸다.
중앙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가동되는 동시에, 개별 부처들도 각 소관의 핵심 시스템이 멈춘 데 따른 긴급 대응에 나섰다. 민원·우편·복지·의료·환경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은 만큼, 각 부처별 비상 매뉴얼이 동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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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27일 오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멈추며 주요 공공서비스가 중단되고 있다. 이날 우체국 예금·보험 등 주요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 우체국 ATM 기기에 사용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09.27 yooksa@newspim.com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운영 중이다. 27일 오후에는 각 전산망의 복구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고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서비스 지연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시스템 재가동을 위한 사전 계획 점검 회의를 진행했다.
권익위원회는 장애대책본부를 가동하고 국민 신문고 서비스 중단 사실을 즉각 알렸다.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안전 안내문자를 최초 발송했다.
조달청은 백업센터 전환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대응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추석 연휴 전 하도급 대금 미지급 등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환경을 사전 준비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위치정보사업 민원 접수 대체 절차를 마련하고, 누리집 서버 복구 시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대응 준비에 들어갔다.
질병관리청은 '경계' 등급을 발령하고, 위기상황대응본부를 구성했다. 임시 내부포털과 메신저 시스템을 구비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를 시행했다.
식약처는 '심각' 단계로 격상된 상황에 따라 중수본을 구성·운영하고, 식품·의약 안전 관리 공백을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기상청은 선진예보 시스템 및 전자 민원 등 기능 장애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업마당·중소벤처24 등 중소기업 관련 주요 시스템 장애에 대한 대체 서비스 제공을 공지하고, 28일 비상대책 회의를 예고했다.
환경부는 장애별 대응반을 운영하며, 시스템별 장애 상황과 조치 내용을 긴급 점검했다.
경찰청은 과태료·범칙금 고지서 납부 기한을 연기하고, 관련 공지사항을 즉각 발령했다.
정부는 국민 생명·안전·재산과 직결되는 공동서비스를 최우선으로 복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551개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점검·재가동 중으로, 추석 연휴 전까지 핵심 민원 서비스 복원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rang@newspim.com